중미 코스타리카의 대통령 선거에서 정치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신예 후보가 급부상했다.
2일(현지시간) 대선 투표가 실시된 코스타리카는 개표가 82% 진행된 3일 현재 중도좌파인 시민행동당(PAC)의 루이스 기예르모 솔리스(55) 후보가 30.9%를 획득해 선두로 나섰다고 중남미 뉴스를 전하는 텔레수르와 영국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솔리스 후보는 29.6%를 득표한 집권 민족해방당(PLN) 조지 아라야(56) 후보를 앞질렀다.
솔리스와 아라야 후보는 1차 투표에서 40% 이상을 획득하지 못하는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정권 교체의 유력한 주자였던 좌파 확대전선당(FA)의 호세 마리아 비얄타(56) 후보는 17.2%를 획득해 결선 진출이 좌절될 처지에 놓였다.
솔리스 후보는 지난달 초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5%에 지나지 않았지만 급격하게 부상했다.
그는 코스타리카 역사상 최초의 중도좌파 정부 탄생과 50년 만에 처음으로 주요 정당 출신이 아닌 후보의 당선이라는 기록에 도전하게 된다.
그는 정치권에 몸담은 적이 없다.
솔리스 후보는 결선행이 확정되고 나서 지지자들에게 "변화는 구시대 정치를 영원히 일소하는 거대한 쓰나미처럼 일어나고 있다"며 "코스타리카 국민은 변화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창당 13년의 짧은 역사를 지닌 PAC를 대표하는 그는 당에서 행정 일을 하다가 파나마 주재 대사를 지낸 것이 경력의 전부다.
불과 선거 몇 달 전만 해도 완전한 '무명'에 가까웠다.
전문가들은 '반(反)부패'를 슬로건으로 내건 솔리스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라우라 친치야 현 대통령 정부 밑에 있었던 아라야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친치야 정권의 부패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아메리카 대륙의 스위스'라 불리며 안정적인 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해오던 코스타리카는 친치야 정부때 부패 추문으로 얼룩졌다.
유권자들은 친치야 정권의 실정에 등을 돌렸고 이는 부패 척결을 내세운 신예 솔리스 후보에 대한 기대감으로 작용했다.
솔리스 후보의 등장은 애초 아라야 후보의 강력한 경쟁 상대로 점쳐졌던 비얄타 후보의 추락만큼이나 놀랄만한 결과로 평가된다.
비얄타 후보는 선거 기간 전통 가톨릭 국가인 코스타리카에 '동성 결혼을 허용하려는 공산주의자'라는 집권당의 공격으로 지지율이 밀렸다.
1차 투표에서 비얄타 후보를 지지한 유권자들의 표심은 결선에서 솔리스 후보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고 정치 분석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결선투표는 4월6일 치러진다.
솔리스 후보가 승리하면 50년 만에 PAC와 사회기독당(PUSC) 등 양대 정당 출신이 아닌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