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올바른 언어습관이 올바른 인성으로 이어진다"

제주

    "올바른 언어습관이 올바른 인성으로 이어진다"

    한림공고, 언어문화개선 프로그램으로 '학교폭력 감소'와 '인성 향상' 일석이조

    지난해 제주도교육청이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도내 학생 10명 가운데 7명이 언어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나 학교폭력에서 언어폭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현실을 보여준 바 있다. 그만큼 우리 아이들의 욕설이 도를 넘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도내 한 고등학교가 언어문화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해 효과를 봤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주도로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우리 아이들의 바른 언어 습관 형성은 물론 바른 인성을 형성하는 결과로까지 이어져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제주CBS 시사프로그램인 브라보 마이 제주(제작 김영미 PD, 진행 류도성 아나운서)는 언어문화개선 프로그램으로 언어폭력 감소 효과를 본 한림공업고등학교(교장 문영택) 이광수 교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떤 과정을 거쳐 우리 아이들이 올바른 말을 쓸 수 있었는지 알아봤다. [편집자 주]


    아침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이광수 교사와 한림공업고등학교 학생들

     

    다음은 일문 일답.

    ▶류도성 아나운서: 앞서서 우리 아이들의 언어폭력이 심각하다고 잠깐 짚었다. 실제로 선생님이 학교 현장에서 느낀 부분은 어떤가? 아이들이 거친 언어들을 많이 쓰나?

    =이광수 교사: 작년 신학기 초만 해도 교무실, 교실, 복도 등 장소에 가릴 것 없이 학생들이 있는 곳이라면 다양한 욕설들을 사용해서 학생들 간의 의사소통하고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또한 수업시간 중간 중간에도 학생들끼리 욕을 사용 하면서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 또한 흔한 일이었다.

    ▶류도성 아나운서: 주로 어떤 경우에 아이들이 욕설을 하나? 입버릇처럼 욕설을 한다는 조사도 있었는데.

    =이광수 교사: 작년 7월초에 우리학교 학생들의 언어 사용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121명 학생이 참여한 결과를 보면 과거 친구들에게 욕설을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로 습관적이 55%, 친근감35%, 화나서4%, 분위기상4%, 자기과시1%, 기타1%로 나타난 결과를 보더라도 학생들은 특별한 경우에만 욕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언어로 욕을 사용하고 있고, 친한 친구끼리는 욕을 섞어서 언어를 사용해야 가깝고 친근하게 느껴진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 설문조사 내용 중 한 개를 더 보자면, 과거 다른 친구들이 욕하는 소리를 들었을 때 기분이 어떠했느냐 라는 질문에 아무렇지도 않다 59%, 조금 싫다 34%, 너무 싫다 7%로 나타난 것처럼 욕설사용은 무의식 속에서 거리낌 없이 학생들의 일상적인 언어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류도성 아나운서: 언어폭력이 중요한 게 다른 종류의 학교폭력으로 확대 될 수 있다는 거다. 실제로는 어떤가? 그런 사례들 많이 봤나?

    =이광수 교사: 많이 봤다. 평소 학생들 간에 친하게 지낼 때는 서로의 언어폭력이 문제가 되지 않지만 기분이 좋지 않을 때나 친한 친구 간에 좀 멀어지게 된 경우에 언어폭력을 당하게 되면 폭행이나 협박, 왕따 등의 다양한 학교폭력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과거에 많이 볼 수 있었다.

    ▶류도성 아나운서: 그만큼 우리 아이들의 언어습관이 잘못됐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런데 한림공고에서 바른말 쓰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어떤 계기로 하게 된 건가?

    =이광수 교사: 우리학교는 특성화 고등학교로써 고등학교를 졸업을 하게 되면 취업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 우리학교 학생들이 선호하는 기업체에 취업하여 많은 성과를 나타냈다. 그런데 학생들이 선호하는 기업체에서는 인성을 높이 평가 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뛰어난 인성이 곧 기업체에 가장 큰 경쟁력이 되기 때문이다. 올바른 인성을 갖추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언어사용이라 생각한다. 긍정적인 말은 긍정적인 생각으로 이어지고 논리적인 말은 이성적인 사고로 이어진다. 예의 있는 말은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로 대인관계가 원만한 사람으로 나타난다. 반면 상대방을 욕하고 비판하는 사람은 조직을 분열하고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있어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다른 사람을 원망하고 쉽게 포기하는 경향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올바른 언어사용은 인성을 높이는 데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 결과 언어문화개선 선도학교가 되면 학생들 인성 계발에 너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신청하게 됐다.

    ▶류도성 아나운서: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이었나? 아이들이 주도했다고 들었다.

    =이광수 교사: 우리학교 학생들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학생임원 학생들과 매일 만나 프로그램을 의논하고 다양한 활동들을 해 왔다. 프로그램은 일시적인 행사가 되지 않고 일 년 동안 지속하여 학생들이 언어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발하는 것을 목표로 계획했다. 그 중에서 학급 자치 활동을 통한 바른 언어문화 만들기 대회가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학급에서 바른 언어문화가 조성 될 수 있도록 학급회의를 통해 한 달 기간 동안 학생들이 스스로 계획하여 실천하고, 그에 따른 활동 결과물을 제출하는 것이다. 단, 담임교사는 적극적인 관심과 격려를 하며 도우미 역할을 한다. 활동결과물은 모두 28종류다. 시 쓰기, 비속어 뜻 알기, 표어 만들기, 나쁜 말 적어 버리기, 바른말 왕 뽑기, 바른말 서약서 작성, 언어순화 사진촬영, UCC제작(9개), 바른 언어사용 학칙제정, 초성퀴즈, 바른 말 노래로 가사 바꾸기, 포스터 그리기, 삼행시 짓기 등이다.

    마음모아 소리모아 라는 프로그램도 있었는데 학생들이 레크리에이션을 통해 언어교육을 실시하자는 의견을 통해서 종목과 방법 등을 학생들과 함께 준비했다. 준비기간은 3주간, 학년, 학과 별로 준비한 뒤 행사를 진행했다. 종목은 시 낭송 퍼포먼스, 줄 넘어 글자 조합하기, 바른 언어 골든벨 울리기, 4행시, 바른 언어 미션 해결하기, 몸으로 말해요 등이다. 결과는 학생들은 3주간 준비했던 마음모아 소리모아 행사에 적극적으로 발표하고, 참여하였으며 3시간 동안 쉬는 시간 없이, 개별행동 없이 즐겁게 참여했다. 그 외에도 3주간 바른 언어 생활점검활동 등 지속적이며 학생들이 주도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꾸준히 실시했다.

    ▶류도성 아나운서: 그 결과 아이들이 욕설을 쓰는 횟수가 많이 줄었다고 들었다. 어떤 효과를 봤나.

    =이광수 교사: 먼저 학생들간 대화하는 모습 속에서 욕이 많이 줄었음을 느낄 수 있었고 설문조사를 통해서 학생들의 언어폭력에 대한 문제 인식과 언어사용의 변화 등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었다. 2013년 11월 28일 2차 설문(183명 참여) 조사 결과 언어를 바르게 사용하려고 많이(37%), 조금(56%)등 노력하고 있는 학생이 93%를 차지했으며 친구들에게 바른 언어를 사용할 것을 권유하는 학생들이 (가끔, 많이) 89%로 나타나고 있다. 언어문화개선 선도학교 선정되기 전에는 하루 동안 사용 욕설 횟수가 31회 이상이 38%로 가장 많았으나 2차 설문에는 1회~10회에 해당 학생이 42%로 가장 크게 나타났다.

    ▶류도성 아나운서: 아이들이 올바른 언어를 쓰면서 달라지는 부분도 있었나?

    =이광수 교사: 과거에는 학생들이 자신보다 못한 학생들을 보면 비난하고 왕따 시키고 욕설하며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욕설과 비속어를 줄이니까 우선 상처 주는 말들이 그만큼 많이 줄었고 또 비난하고 욕하는 것이 나쁘다라는 것을 학생들이 인식한 만큼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 서로 간에 존중하면서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즐거워하고 활기차게 생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학생 교사와의 관계도 더욱 좋아져서(학생들의 사고변화)..과거보다 지금은 학생들이 선생님을 더욱 믿고 신뢰하는 모습 속에서 학생들의 생활태도가 발전적으로 개선되어가고 있다.

    ▶류도성 아나운서: 아이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나?

    =이광수 교사: 먼저 언어문화개선활동을 학생들이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면서 자율성과 책임감이 크게 향상됐다. 또한 학생임원 학생들이 언어에 대한 캠페인 자료를 직접 제작하여 각 교실을 돌면서 언어개선에 대한 캠페인 활동을 하게 되었는데 자신들이 자료를 직접 찾아보고 만들면서 올바른 언어사용의 중요성을 더욱 알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교사와 학생, 선후배간에, 또는 친구 간에 바른 언어사용을 약속하고 사용함으로써 함께 체험하고 배운 만큼 학생들이 인식하고 변화되고 있어 앞으로도 꾸준하게 함께 노력하면 더 좋은 성과가 있으리라 기대된다.

    ▶류도성 아나운서: 한림공고에서 효과를 봤기 때문에 다른 학교나 교육청에서도 관심을 가질 것 같은데 어떤가?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