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규야, 꼭 메달 선물 가져갈게' 노선영이 9일(한국 시각) 소치올림픽 빙속 여자 3000m 경기를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소치=임종률 기자)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장거리 대표팀 노선영(25, 강원도청)이 일단 첫 경기에서는 동생을 위한 선물을 장만하지 못했다.
노선영은 9일(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올림픽' 여자 3000m에서 4분19초02를 기록하며 28명 중 25위에 처졌다. 13위에 오른 대표팀 동료 김보름(한국체대)의 4분12초08 기록과도 적잖게 차이가 났다.
경기 후 노선영은 "소치 입국 전 네덜란드 전지훈련 때 좀 아팠다"면서 "감기가 심하게 걸려서 일주일 훈련하지 못했는데 컨디션 조절을 못 한 내 잘못"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노선영은 불운의 쇼트트랙 국가대표 노진규(22, 한체대)의 누나로 잘 알려져 있다. 노진규는 소치올림픽 출전을 앞둔 훈련에서 부상을 당해 대표팀에서 하차했는데 검사 결과 뼈암의 일종인 골육종이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에 대해 노선영은 "사실 동생 생각은 잘 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생각하면 마음이 좋지 않고 신경이 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모님과도 가끔 연락하는데 동생 얘기는 잘 하지 않고, 부모팀도 잘 있으니 걱정 말라고 하신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관심을 아예 끊을 수는 없다. 노선영은 "출국 전에 병원에 갔는데 동생이 자고 있어서 말없이 보고만 왔다"면서 "(동생 때문에) 더 메달을 따고 싶다는 생각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노진규와 주고받은 메시지도 전했다. 노선영은 "동생이 선물을 사오라고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살 게 별로 없다'고 하니까 그럼 메달이나 따오라고 답장이 왔다"며 웃었다.
노선영은 오는 21일 김보름, 양신영(전라북도청)과 팀 추월 예선에 나선다. 노선영은 "팀 추월에서 가능성이 있어 거기에 중점을 두고 훈련하고 있다"면서 "오늘은 연습삼아 탄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과연 노선영이 동생을 위한 선물을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