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피드 스케이팅의 간판 선수로 활약했던 이규혁은 자신이 6번의 올림픽 출전을 통해 얻은 깨달음인 '메달 획득에 집착하지 말 것'을 후배들에게 강조했다.(노컷뉴스 자료사진)
중학생 시절 처음 경험한 올림픽 무대. 어느덧 20년의 세월이 흘렀고, 벌써 6번째다. 인생의 절반이 넘는 시간을 오직 올림픽을 목표로 삼았던 이규혁(36.서울시청). 마지막 올림픽에 나선 이규혁이 후배들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전했다.
이규혁은 10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셔 열린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합계 70초65의 기록으로 18위에 올랐다.
메달권과는 큰 차이가 있었던 경기를 마친 이규혁의 표정은 밝았다. 처음부터 메달 가능성은 크지 않았지만 결과와는 별개로 무언가 해냈다는 만족감에 찬 얼굴이었다.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500m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난 이규혁은 "4년 전까지만 해도 느끼지 못했던 것들을 또 배웠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4년 전까지도 집착에 가까운 메달 욕심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도 힘들었다. 죄인처럼 4년 동안 열심히 운동을 했기 때문에 올림픽 때는 웃고 싶었다"고 당시를 소회했다.
하지만 이규혁은 "오늘 아침에도 1등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안 되는 것을 알지만 예전까지만 해도 힘들었는데 오늘은 즐거웠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즐겁다"고 말했다. 무엇이 그를 달라지게 한 것일까. 이규혁은 힘든 과정을 거쳐 출전하게 된 올림픽을 단순하게 메달 획득에 연연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그는 "우리는 올림픽에 기대가 큰데 실패하면 죄인이 되어 버린다. (이)승훈이가 메달을 따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모)태범이도 표정이 어두웠다. 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된다. 물론 1등을 할 수도 있지만 4등도 잘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았을 뿐"이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