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선사 면허 5년마다 갱신…규정 위반시 면허 강등
해양수산부 도선법 개정 추진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선박 안전에 큰 역할을 하는 도선사(導船士)의 과실을 줄여 사고를 예방하고자 도선사 면허를 5년마다 갱신하고 법을 위반하면 면허를 강등할 수 있게 정부가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
여수 기름유출 사고로 주목받은 도선사는 항만에 입출항하는 대형 선박에 올라 선박을 안전하게 안내하는 사람이다. 도선사는 항구의 수심과 암초, 조류 등을 잘 파악하고 있어 선박 운항에 도움을 준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도선법 개정안을 곧 마련해 각종 심사 절차 등을 거쳐 올해 안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해수부는 도선사가 면허를 받은 날로부터 5년마다 면허를 갱신 받도록 할 방침이다. 면허 갱신 전에는 직무교육을 이수하도록 한다.
도선사는 6천t 이상 선박에서 5년 이상 선장으로 일하고 필기(관련 법규와 선박운용술)와 실기시험을 통과해 면허증을 따면 갱신 절차 없이 65세까지 면허를 유지할 수 있다. 매년 운항자격심사에서 지식과 기술을 평가받아 탈락하면 자격이 취소되는 항공기 조종사 등과 비교된다.
해수부는 해양사고 등 법령 위반으로 업무 정지당하는 도선사의 면허를 하위 등급으로 강등하는 제도도 도입한다. 이를 위해 도선사 면허를 2종에서 4종으로 세분화한다.
1종은 모든 선박을, 2종은 5만t 이하 선박을 도선할 수 있다. 3종과 4종은 각각 4만t 이하와 3만t 이하 선박을 도선할 수 있다.
지난달 31일 전남 여수에서 일어난 기름유출 사고는 도선사가 싱가포르 선적 유조선 우이산호의 접안을 시도하면서 통상 속도보다 2∼3배 빠른 시속 7노트(약 13㎞)로 돌진하다 송유관 3개를 파손해 일어난 것으로 드러나 도선사 책임론이 제기됐다.
중앙해양안전심판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09∼2013년 5년간 도선사 과실 해양사고는 29건으로 한해 평균 5.8건이다.
2012년 9월에는 부산신항에서 도선사 지휘를 받아 부두에 배를 대던 한진부다페스트호가 하역 작업하던 한진런던호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해수부는 도선사 면허 제도 개선 등을 포함해 검토중인 사고 재발방지대책을 오는 13일 국가정책조정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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