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활동하던 쿠바 의사가 미국으로 도피한 사실이 확인됐다.
11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상파울루 주 파리케라-아수 시에서 근무하던 쿠바 의사 오르텔리오 하이메 게라가 브라질을 몰래 빠져나가 미국에 체류 중이다.
게라는 전날 새벽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미국 체류 사실을 스스로 알렸다.
게라는 "안전한 이동을 위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파리케라-아수 시를 떠났다"고 말했다.
게라는 브라질 정부가 의료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추진한 '더 많은 의사들'(Mais Medicos)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12월 브라질에 입국했다.
이 프로그램은 유럽 의료 선진국의 보건 정책을 본뜬 것이다. 내국인 의사 1만 명을 양성하고, 2015년부터 의대를 졸업하면 2년간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도록 의무화했다. 필요하면 외국인 의사들을 수입하도록 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내·외국인 의사는 3월까지 1만3천여명에 이를 전망이다. 이 가운데 쿠바 의사가 7천400명이다.
쿠바 의사가 '더 많은 의사들' 프로그램을 이탈한 것은 두 번째다.
지난 4일에는 브라질 북부 파라 주에서 근무해온 쿠바 여의사 라모나 마토스 로드리게스가 미국 망명을 신청했다.
라모나는 브라질 야당의 도움으로 근무지를 빠져나와 브라질리아 의회에 머물고 있다. 라모나는 브라질리아에 도착하고 나서 브라질에 난민 신청을 한 데 이어 브라질리아 주재 미국 대사관에 망명을 신청했다.
브라질 정부는 임금 문제가 의사들의 이탈 원인이 된다는 지적에 따라 쿠바 정부와 대책을 협의할 계획이다.
브라질 정부는 의사를 지원받는 대가로 1명당 월 1만 헤알(약 4천170달러)씩을 쿠바 정부에 제공하고 있다.
쿠바 정부는 이 가운데 월 1천 달러를 의사에게 지급한다. 브라질 정부는 의사들에게 돌아가는 몫을 늘리도록 쿠바 정부를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쿠바 정부 통계를 기준으로 외국에서 활동하는 쿠바 의사는 58개국 4만여 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