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 (윤창원기자)
과거 행적에 흠결이 많은데다 문제있는 처신이 자주 입길에 올랐던 홍문종 새누리당 사무총장. 그가 이사장으로 있는 박물관이 아프리카 예술인들을 데려다가 일을 시키면서 비인간적인 대우를 하고 최저임금 관련법까지 어겨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과거 국회의원직만 가졌을 때에도 그와 집안이 저지른 사학비리와 수해골프는 크나큰 수치여였지만 이번 건은 그때와는 사정이 또 다르다. 새누리당의 사무총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는 까닭이다.
여당의 사무총장 자리는 여당 내부에서 당 3역중 1인이고 공식 서열 10위 안에 드는 무거운 자리인데다 여당의 살림을 도맡는 중책 중의 중책이어서 높은 도덕률과 국민적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
홍 총장은 언론의 보도로 자신의 치부가 만천하에 드러나자 뒤늦게 잘못을 알게 됐는 지 아니면 어쩔수 없어서인 지 알길은 없으나 서둘러 사태수습에 나섰다. 예술인 노동자들에게서 체불임금을 전액보상해주고 비인간적인 환경 개선에도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사후약방문격 파문수습으로 일이 매듭지어져서 될 일은 아니다. 그의 잘못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이미지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집권당의 당무를 박물관 비위를 저지르듯이 할수는 없겠지만, 그가 진정으로 원리원칙과 공평무사 만을 기준으로 당무를 처리했을 지 의심까지 이는 상황이다.
야당에서 나온 홍문종 사무총장에 대한 논평은 국민들을 더욱 놀라게 한다. 민주당은 14일 "집권 여당 사무총장이 불법 건축물 신축을 사실상 묵인하고, 임대차계약을 통해 2년간 임대료를 개인계좌를 통해 받은 것은 "박물관 일은 전혀 알지 못한다"는 궁색한 변명을 무색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당 지도부로서 자격미달이므로 비정상의 정상화를 말하는 박근혜 대통령을 생각해서라도 새누리당 사무총장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무를 처리하는 홍 총장의 행태도 논란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공석인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 인선 과정이다. 지난달까지 만해도 서울중구는 나경원 전 의원이 유력하다는 것이 당안팎의 정설이었다.
그런데 며칠전 경쟁자인 지상욱씨 내정설이 흘러 나오면서 당내부에서 거센 논란거리로 부상했다. 조직책 선정이 그의 전권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공당의 일처리에는 '순리'라는 기본원칙이 작동해야 하는데 '꼼수'로 비치는 것은 그 일처리를 맡은 사무총장에게도 아무 관계가 없다고 넘기기 어렵다.
{RELNEWS:right}또 하나 당권교체가 예정된 새누리당은 지금 조기전대와 8월 전대로 나뉘어 당권주자간, 주류와 비주류간 논란이 한창이다. 이런 때일수록 당무를 책임진 당직자들의 언행은 진중해야 한다. 그래야 주자들에게도 지도부의 영(令)이 서는 법이다.
그런데 홍 총은 13일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이 "다음주에 의견수렴을 위한 의총이 다시 열리느냐"는 질문을 하자 "또 하긴 뭘 또해. 얘기해봐야 다 똑같은 사람, 똑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조기전대 말이 되냐 지금. 아니 거기 전대나갈 사람들 다 모아서 선대위 만들어서 선대위가 돌아다니면서 선대위로 선거운동 하면 되는거지 무슨 조기전대"라는 말을 뱉었다. 민감한 쟁점을 다루는 집권당 사무총장의 말이라고 믿기 어려운 언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