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법 당국이 14일(현지시간) 지난해 11월 말부터 시작된 야권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체포된 모든 야권 인사들을 석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야권 저항운동본부는 이날 지난달 23일 키예프 시내 그루셰프스키 거리 시위에서 체포돼 소요 사태 가담 혐의로 조사를 받아오던 드미트리 폴타베츠가 이날 마지막으로 풀려나면서 234명의 체포 야권 인사들이 전원 석방됐다고 밝혔다.
이날 야권 지지자 전원 석방은 야권과의 화해에 나선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제안으로 최고 라다(의회)가 지난달 29일 채택한 사면법에 따른 것이다.
사면법은 야권 시위대가 점거 중인 모든 관청과 거리에서 철수하는 조건으로 사법 당국이 체포 및 구속된 모든 야권 시위 참가자들을 석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법 당국은 이 법이 정한 조건 이행 마감 시한인 17일보다 사흘 앞서 시위 참가자들을 먼저 석방했다.
빅토르 프숀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도 이날 "구속 야권 인사 234명 전원이 석방됐으며 감옥에 남아있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며 "야권과의 합의가 이행되면 18일부터 이들에 대한 형사 기소를 모두 취하하는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검찰은 그렇지 않을 땐 기소 절차를 그대로 추진해 석방된 시위 참가자들에 대한 사건을 법원에 회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이날 사법 당국이 체포 야권 인사들을 모두 석방한 뒤 야권도 양보 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자국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전쟁을 원치 않으며 국가를 지키고 다시 안정적 성장을 이루고 싶다"며 "야권도 양보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3개월 째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는 야권 시위대가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요구를 받아들여 관청 점거 등을 해제할지는 미지수다.
우크라이나에선 지난해 11월 말부터 유럽연합(EU)과의 협력협정 체결 협상 중단을 선언한 정부 결정에 항의하는 야권의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한때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던 시위는 지난달 중순부터 다시 격화해 시위 참가자 3명과 경찰관 1명(공식 집계)이 사망하는 유혈사태로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