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에서 시작된 '매춘과의 전쟁'에 다른 도시들도 잇따라 가세하면서 전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5일 중국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광둥에서 대대적인 매춘 단속이 시작된 뒤 홍콩, 헤이룽장(黑龍江), 후난(湖南)성 등에서도 매춘에 대한 단속이 잇따르고 있다.
홍콩 당국은 지난 14일 시내 유흥업소에 대한 단속을 벌여 매춘 혐의가 있는 18명의 중국 본토 여성들을 체포했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헤이룽장성 하얼빈(哈爾濱)시와 후난성 레이양시에서 공안당국이 호텔과 여관 목욕시설, 유흥업소, 사우나 등에 대한 단속을 벌였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중국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후춘화(胡春華) 서기가 이끄는 광둥(廣東)성은 고위 관료를 면직해 가며 매춘 근절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광둥성 상무위원회는 전날 옌샤오캉(嚴小康) 둥관(東莞)시 부시장 겸 공안국장에 대한 면직 처분을 결정했다.
광둥성은 옌 부시장이 공안국장을 맡으면서 불법 성매매 등을 근절하지 못해 둥관시가 '성도'(性都)라는 오명까지 쓰고 있는 점에 대한 문책성 처분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옌 부시장에 대해서는 면직 처분 이후 중앙의 '당정 지도간부 문책에 대한 규정'과 관련 법률에 따른 추가 처벌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광둥성이 이달 들어 둥관지역을 중심으로 한 유흥업소를 집중 단속하며 매춘과의 전쟁에 나선 이후 첫 고위 관료에 대한 징계 처분이다.
이와 함께 둥관시 당국은 후먼(虎門)진에 있는 3성급 19층 규모 신스제(新世界)호텔의 대주주인 정(鄭) 모씨도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9일 이 호텔 5~13층 188개 방에 대한 매춘행위 일제 조사에서 위법행위가 적발된데 따른 것이다.
둥관시 당국은 이에 앞서 성매매와 관련한 단속에 적극 나서지 않고 관련 업자 등의 뒤를 봐준 혐의로 둥관진 당 위원회 서기, 공안분국장, 파출소장, 경찰관 등 둥관지역 당정 간부들을 줄줄이 면직하고 기율위반 조사에 들어갔다.
대대적인 성매매 단속과 동시에 이들을 직간접적으로 비호해 온 것으로 추정되는 세력을 제거함으로써 매춘산업을 근절하겠다는 광둥성의 강력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둥관지역 매춘산업이 성행할 수 있었던 데에는 조직폭력배나 중량급 정치인이 보호막 역할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후춘화의 칼날'이 다음은 어디를 향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