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희생자가 발생한 이집트 폭탄테러 현장. 사진출처= 트위터(@shabab6april)
이집트 동북부 시나이반도에서 16일(현지시간) 발생한 관광버스 폭탄 테러로 한국인 여성 한 명과 남성 두 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와 이집트 여행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숨진 한국인은 현지 가이드였던 제진수씨(56.남), 시나이반도로 성지 순례를 온 김홍열씨(64.여), 한국에서부터 이들을 인솔한 가이드 김진규씨(35.남) 등 3명이다.
함께 버스에 타고 있던 한국인 상당수가 부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상태다. 이들은 충북 진천 소재 중앙교회 신도들로, 가이드를 포함해 버스에는 한국인 총 32명이 타고 있었다. 이집트인 운전사 1명은 현장에서 숨졌다.
가이드의 피해가 가장 컸던 이유는 관광객을 인솔하느라 앞쪽에 있던 이들 쪽에서 폭발물이 터졌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폭탄은 버스 승객들이 시나이 반도 중부에 있는 옛 그리스정교 유적지인 캐서린 사원을 둘러보고 타바 힐튼호텔 앞에서 내리던 중 터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까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는 단체는 나오고 있지 않지만 시나이 반도에 근거지를 둔 알카에다 연계조직인 안사르 베이트 알마크디스가 이번 테러를 자행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마크디스는 최근 몇 개월간 이집트에서 테러 공격을 주도해왔다.
이 지역은 특히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 축출 이후 중동 내 지하드(이슬람 성전)의 새 근거지로 떠오르는 등 치안이 매우 불안한 상태다. 최근에는 단순한 치안 불안정에서 '무장 소요'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앞서 지난 해 7월에는 군인과 경찰관 70명 이상이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나이반도 내륙 및 아카바만 연안에 대해「특별여행경보」를 발령하기로 했다. 특별여행경보단계가 발령되면, 이 지역 우리 국민의 출입이 금지되는 것은 물론 체류 중인 국민들도 철수해야 한다. {RELNEWS:right}
외교부는 또 주 이스라엘과 이집트 양 대사관의 담당 영사를 현지로 급파하는 등 긴급 대응에 나섰다. 또 재외국민보호대책반을 구성하고 관계부처와 함께 17일 새벽 대책회의를 열었다. 윤병세 외교장관은 파흐미 외교장관과 통화에서 이집트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피해자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 관계자는 "사건 지점이 테러가 빈번한 이집트와 이스라엘 국경에 가깝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면서도 "일단은 추가 희생자 등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피해자를 지원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