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여왕' 김연아가 오는 20일 열리는 소치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3조 5번째에서 연기를 펼친다. 사진은 소치 현지 훈련 모습.(소치=대한체육회)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소치올림픽 쇼트프로그램 출전 순서가 정해졌다. 최악은 다행히 피했다.
김연아는 17일(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연기 순서 조 추첨에서 17번을 뽑았다. 3조 5번째로 출전하는 순서다.
최상도 아니지만 김연아가 꺼려 했던 순서는 피한 셈이다. 김연아는 몸을 푼 뒤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마지막 순서를 싫어한다는 의견을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이번 대회 얼음판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유리한 부분도 있다. 경쟁자들보다 앞서 경기하는 만큼 날에 얼음이 파이는 정도가 적어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태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
방상아 SBS해설위원은 "어차피 김연아는 예상대로 랭킹 때문에 뒤로 배치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김연아가 워밍업이 끝나고 기다림 없이 앞 순서에서 연기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뒤쪽 선수들과 그렇게 떨어지지 않아 괜찮은 조 편성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뒤로 갈수록 상위 랭커들이 나오는 만큼 심판들의 점수가 후해지는 경향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심리적으로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재은 대한빙상경기연맹 심판이사는 "김연아는 멘탈이 강한 선수기 때문에 조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도 랭킹이 없어 중간에 출전했지만 좋은 결과를 냈다"고 말했다. 김연아는 당시 쇼트프로그램에서 3조 세 번째로 연기해 우승까지 일궈냈다.
올 시즌 김연아는 올림픽 준비를 위해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하지 않는 등 최근 국제대회 성적이 없어 세계 랭킹이 15위에 머물렀다. 때문에 마지막 4~5조에 배치되는 상위 12위 랭커들의 순서가 정해진 뒤 13~15위에 할당되는 3조 4~6번째 자리에 배치됐다.
이날 추첨식에 참석하지 않은 러시아의 신성 율리야 리프니츠카야는 5조 1번으로 연기한다. 일본 아사다 마오는 출전 선수 중 가장 마지막인 30번째에 나선다. 박소연(신목고)과 김해진(과천고)는 각각 2번과 11번을 뽑아 1조 두 번째, 2조 5번째로 연기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