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무기 제조기지에 무단침입, 반핵시위를 벌인 84세의 메건 라이스 수녀에게 35개월 징역형이 선고됐다.
미국 연방법원은 18일((현지시각) 또 메건 라이스 수녀의 반핵 시위에 동행했던 시민 운동가 마이클 월리와 그렉그 보아췌-오베드에겐 각각 징역 62개월형을 선고했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전했다.
이들은 작년 연방자산 훼손, 공장가동 방해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중이다.
법원은 그간 비폭력 불복종 운동을 벌이면서 여러 차례 법을 어겼다는 점을 고려, 월리와 보아췌-오베드에게 비교적 무거운 형을 내렸다.
라이스 등은 지난 2012년 6월 28일 새벽 테네시주 녹스빌에 있는 암호명 Y-12 국가안보 기지에 침입했다.
이 기지에는 미국의 주요 핵무기급 우라늄 생산 공장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여러 겹의 담을 뚫고 들어가 반핵 표어를 쓴 기치를 내걸고 고농축 우라늄 가공 공장 벽에 스프레이로 "전쟁 대신 평화를 위해 일하자" 등의 구호를 덧칠했으며 사람의 피를 뿌리기도 했다.
핵 기지가 반핵 운동가에 의해 뚫리는 사고가 발생하자 허술한 핵시설 보안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이 쏟아졌다.
일부 정부 관료는 핵 시설 보안의 취약성을 드러내게 한 라이스 등에게 고마움을 표시해야 한다며 보안 책임자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 기지는 라이스 등의 침입 후 잠정폐쇄됐으며 보안 요원은 교체되거나 재교육을 받는 등 후폭풍도 적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 라이스는 최후변론을 통해 "나에게 관용을 베풀지 말아달라, 내 여생을 감옥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여러분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며 종신형을 요청했다.
라이스 등 피고인들은 신이 핵무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려고 자신을 사용했다면서 침입 성공은 기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