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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에 美·EU '제재' 경고, 러 '개입말라' 경계

유럽/러시아

    우크라에 美·EU '제재' 경고, 러 '개입말라' 경계

    • 2014-02-20 14:35

     

    사망자 20여명을 낸 우크라이나 야권 시위대와 경찰간 유혈 충돌 이후 유럽연합과(EU)과 미국이 집권세력에 제재 가능성을 경고하자, 러시아는 오히려 반정부세력을 겨냥하는 동시에 사태에 개입말라며 맞섰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야권 지도자들이 19일(현지시간) 폭력사태 중단에 합의하고 대화에 나서기로 했지만 반정부 세력을 지원하는 EU·미국과 집권세력에 가까운 러시아 사이의 신경전은 더해지는 모양새다.

    19일(현지시간) AP와 AFP, 이타르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에서 열린 북미정상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우크라이나 정부와 야권의 협상 소식을 반기면서도 유혈 사태에는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와 야권이) 폭력사태를 중단하고 협상을 실행에 옮긴다면 의미있는 대화를 향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환영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 참석한 정상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폭력을 강력하게 규탄했으며 유럽의 우방들과 함께 상황을 계속 살피자는 데에 뜻을 모았다"고 사태를 예의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멕시코에 도착한 직후 우크라이나 폭력사태에 대해 "선을 넘는다면 (그에 상응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군대가 민간 차원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정부가 폭력으로 평화적인 시위대를 다루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우크라이나 정부의 유혈 진압을 비판했다.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우크라이나 정부와 야권의 대화분위기를 이끌어내기 위해 "제재나 다른 조치들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또한 시위대 유혈진압을 주도한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 20여명의 미국 입국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국무부 관계자가 AFP에 전했다.

    미국의 이런 반응은 앞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경고한 EU에 힘을 싣는 것이다.

    앞서 이날 EU 28개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20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여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하고 제재방안을 조율하기로 했다.

    EU 외무장관들은 시위대 유혈 진압에 책임이 있는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EU 입국 금지나 EU 내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헤르만 반 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성명을 내고 "유럽연합은 표적 제재를 포함한 여러 수단으로 현장 상황 악화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도 이날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시위대에 대한 폭력 진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나비 필레이 유엔(UN) 인권최고대표는 즉각 폭력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 사령관인 필립 브리드러브 미국 공군대장 역시 우크라이나 지도자들이 시위 진압에 군대를 동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투자은행(EIB)은 우크라이나에서의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EIB는 우크라이나에서 지하철 확장과 항공관제 시설 현대화, 중소 규모 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융자 등을 진행하고 있다. EIB가 2007∼2013년 우크라이나와 체결한 계약 규모는 총 21억유로(3조8천억원 가량)에 이른다.

    베르너 호이어 EIB 총재는 "상황이 너무 험악해서 우크라이나에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잘못된 신호가 될 수 있으며 업무를 수행하는 이들에게도 무책임한 처사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우크라이나 집권세력에 기울어 있는 러시아는 미국과 EU의 이런 반응을 경계하며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유럽연합과 미국은 지난 4개월간 우크라이나 정부 및 야권과 접촉하며 개입해왔지만 이런 중재행위는 해가 될 뿐이라는 게 입증됐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서구권 국가들처럼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해 의견을 강요하지 않는다. 우리는 어느 나라에도 조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우크라이나에서도 특정 집단만 대변하는 극단적인 야권이 폭력으로 인명 손실을 불러왔다"며 "야권의 행위는 쿠데타 시도다. 이번 사태는 타협을 포기하고 앞서 합의를 이행하지 못한 야권에 가장 큰 책임이 있으며 서구권 국가들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는 아울러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기로 약속한 150억 달러 차관 가운데 20억 달러를 오는 21일까지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고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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