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마우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당시 최양식 경주시장이 위험을 무릎 쓰고 현장에서 중상을 입은 여학생을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사고 직후 신입생 환영회를 주관한 이벤트 업체 직원들이 학생들을 구조하지 않고 현장을 빠져나간 사실과 비교되면서 시민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시 관계자 등에 따르면 최양식 경주시장은 사고가 발생한지 50여분 만인 지난 18일 밤 9시 55분쯤 현장에 도착했다.
읍면동 순시를 마치고 경주 도심에서 지인과 만나다 밤 9시 16분쯤 경주시 공무원으로부터 사고 발생보고를 받은 뒤 바로 출발한 것으로 당시 현장에는 119구조대 본진도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다.
최 시장은 붕괴된 체육관 안에서 각종 신음소리가 들리자 깨진 창문을 통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 구조물에 깔려 정신을 잃어가던 이 모양 등 2명을 발견했다.
최 시장은 뒤이어 들어온 시청 직원들과 함께 바퀴가 달린 대형수레를 밀어서 구조물이 더 이상 무너지지 않도록 받친 뒤 이 양이 의식을 잃지 않도록 계속 말을 시키며 구조대를 기다렸다.
최 시장의 노력 덕분에 10여 분 뒤 현장에 도착한 119구조대 본진은 에어매트와 유압프레스 등을 이용해 다리 등을 크게 다친 이 양을 구조했다.
특히 최 시장은 2차 붕괴의 위험성 때문에 체육관 밖으로 나가야 한다는 시청직원과 경찰, 소방관의 만류에도 다른 학생들을 함께 구조한 뒤, 구조대가 속속 도착한 10시 30분쯤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RELNEWS:right}최 시장 일행이 구한 이 양은 현재 부산지역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사고 현장에서 고통스러워하는 젊은이들을 보고 그냥 지켜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며 "시장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을 뿐이고 사고 현장에서 더 많은 피해자들을 구하지 못한 사실이 아쉬울 뿐이다"고 말했다.
한편, 최 시장과 달리 행사를 주관했던 이벤트 업체 관계자 11명은 경찰 조사결과 사고가 나자 모두 리조트 안으로 대피했던 것으로 드러나 수사결과에 따라 일부는 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