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심판들의 야박한 판정 속에 은메달을 땄다. (자료사진)
마치 금메달을 러시아로 정해놓고 경기를 펼치는 듯 했다. 러시아 선수들에게 후하던 심판들은 김연아(24)에게만 짜디 짠 평가를 내렸다.
김연아는 21일(한국 시각)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4.19점을 받았다. 전날 쇼트프로그램 74.97점을 더해 합계 219.11점으로 2위.
쇼트프로그램에서 0.28점 차 2위였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가 149.95점을 받으며 합계 224.59점을 얻어 금메달을 차지했다.
점수를 접한 김연아도 살짝 당황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피겨 여왕'답게 이내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활짝 웃었다. 일단 예술점수에서는 74.50점으로 소트니코바(74.41점)를 앞섰다. 하지만 기술점수에서 너무나도 박한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시작부터 지고 들어갔다. 점프를 제외한 구성에서 소트니코바는 코레오 시퀀스(레벨 1)를 제외한 플라잉 카멜 스핀과 레이백 스핀, 스텝 시퀀스,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모두 레벨 4를 받았다.
반면 김연아는 플라잉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과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만 레벨 4를 받았다. 스텝 시퀀스와 레이백 스핀은 레벨 3, 코레오 시퀀스는 레벨 1이었다.
덕분에 기본 점수부터 차이가 났다. 소트니코바는 61.43, 김연아는 57.49였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영국 BBC 해설위원이 "김연아의 스텝 시퀀스가 레벨 3 밖에 안된다는 것이 의아하다. 충분히 레벨 4는 되는 것 같다"고 아쉬워한 것과 같은 일이 그대로 반복됐다.
게다가 소트니코바는 무려 14.11점의 가산점을 얻었다. 트리플 플립-더블 토룹-더블 룹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0.90점이 깎이고도 받은 가산점이다. 12개 항목 중 감점을 받은 점프 1회를 제외하면 모두 1점 이상의 가산점이 매겨졌다.
실수 없이 완벽한 연기를 펼쳤던 김연아의 가산점 12.2점과 극명히 대비된다. 김연아는 1점 이상의 가산점을 받은 항복이 6개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