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가 8.6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1.19명으로 줄어 다시 초저출산국에 진입했다.
산모의 5명중 1명은 35세 이상이었다. 출생아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든 탓에 지난해 한국 인구 자연증가수는 역대 최저인 17만명대로 떨어졌다.
사망자 수와 사망률은 대부분의 연령층에서 감소했다.
작년에는 하루 평균 1천196명이 태어나고 730명이 사망했다.
◇ 초저출산국 재돌입…합계출산율 1.19명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13년 출생·사망통계 잠정치'를 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43만6천600명으로 전년(48만4천600명)보다 9.9%(4만8천명) 감소했다. 출생아 수는 2010∼2012년 증가세를 보이다 지난해 다시 줄었다.
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를 말하는 조(粗)출생률도 8.6명으로 전년보다 1.0명 감소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여자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19명으로 전년보다 0.11명 줄었다.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2005년 1.08명으로 최저치를 기록하고서 2011년 1.24명, 2012년 1.30명으로 서서히 회복하다 지난해 '초저출산'의 기준선인 1.30명 아래로 다시 떨어졌다.
2011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합계출산율은 1.7명이다. 한국은 OECD 34개국 중 합계출산율이 가장 낮다.
통계청 윤연옥 인구동향과장은 "29∼33세의 주출산 인구가 감소했고, 초혼 연령이 증가하면서 둘째 아이를 낳는 비중이 낮아지고 있으며 미혼자 수도 늘고 있다. 지난해는 2012년 흑룡해 출산 열풍의 기저효과로 더욱 출산이 저조했다"고 분석했다.
연령별 합계 출산율은 10대 후반과 30대 후반을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감소했다.
만혼이 증가하면서 산모의 평균 연령은 31.84세로 0.22세 올랐다. 산모 평균 연령은 매년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산모 다섯명 중 한명은 35세 이상 고령산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산모 구성비는 전년보다 1.5%포인트 오른 20.2%로 역대 가장 높았다.
출생 여아 100명당 남아 수인 성비(性比)는 105.3명으로 전년보다 0.4명 줄었다. 통상 103∼107명이면 정상적인 성비로 본다.
한때 남아 선호 사상으로 심각하던 성비 불균형은 매년 개선되는 추세다. 특히 10년 전 140에 가깝던 셋째아 성비도 꾸준히 떨어져 108.1을 기록했다.
출산 순위로는 첫째아가 22만4천700명으로 전년보다 9.7% 줄었다. 둘째아는 9.8% 줄어든 16만5천900명이었는데, 이는 1981년 이후 가장 적은 숫자다. 셋째아 이상도 4만5천300명으로 10.5% 감소했다.
월별로 보면 1월(10.1%)과 3월(8.8%)에 출생아가 가장 많았고 12월(7.3%)과 6월(7.6%)에는 적었다.
시·도별 합계 출산율은 전남(1.52명), 충남(1.44명), 세종(1.44명) 순이었다. 출생아 수는 세종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감소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출생아 수는 3만2천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6.7% 감소했다. 출생아 수의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는 지난해 1월 이후 1년 내내 이어졌다. 2012년 흑룡해 기저효과 탓이 크다.
◇혼인은 제자리걸음인데 이혼은 '급증'
출생의 선행지표가 되는 혼인 건수는 12월에 3만7천30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같았다. 반면 이혼 건수는 1만건으로 1년 전에 견줘 1천100건(12.4%) 늘었다.
정호석 통계청 인구동향과 사무관은 "작년이 비정상적으로 이혼 건수가 낮았던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2012년 11월부터 협의이혼 당사자들이 이혼이 자녀에게 미치는 영향, 자녀양육 시 역할 분담 등을 전문가로부터 의무적으로 상담받아야 하는 '자녀양육안내 실시에 관한 지침'이 시행되면서 이혼 건수가 급감했다가 시일이 지나자 다시금 평소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1월 국내 이동자 수는 58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만9천명(-4.7%) 줄었다.
지난달 시도 안에서 이동한 인구는 37만7천명으로 작년보다 3.3% 줄었고 시도 간 이동자 수는 20만3천명으로 7.2% 감소했다.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인 인구이동률은 1.15%로 지난해 1월에 견줘 0.06%포인트 낮아졌다.
시도별로 보면 순이동(전입-전출)은 경기 6천246명, 세종 1천635명, 인천 1천213명 등 9개 시도가 순유입을 기록했다. 서울(-4만272명), 강원(-1천557명), 부산(-1천464명) 등 8개 시도는 순유출됐다.
◇ 사망률 전년 수준…인구 자연증가수 역대 최저
지난해 사망자는 26만6천명으로 전년보다 700명(0.3%) 줄었다. 하루 평균 730명꼴로, 1분58초에 1명꼴로 사망했다.
인구 1천명당 사망자 수인 조사망률은 5.3명으로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조사망률은 2004∼2009년 최저 수준인 5.0명을 유지하다가 2010년 5.1명, 2012년 5.3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50대와 80세 이상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령층에서 사망자 수가 감소했다. 연령별 사망률(해당 인구 천명당 사망자 수)도 0세를 제외한 모든 연령층에서 줄어들거나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90세 이상 연령층의 사망률이 194.8명으로 전년보다 13.6%나 줄었다.
사망률 성비는 1.2배로 남자 사망률이 여자 사망률보다 높았다. 특히 50대의 사망률 성비는 2.8배로 차이가 눈에 띄게 컸다.
월별 사망은 3월에 전체 사망자 수의 9.1%가 몰려 가장 많았고 1월(9.0%)이 뒤를 이었다. 6월(7.6%)과 7월(7.7%)에는 적었다.
65세 이상 고령층은 3월(9.1%), 유소년(0∼14세)은 10월(9.6%)에 많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장소별 사망자수 비율은 의료기관(병의원, 요양병원 등) 71.6%, 주택 17.7%, 기타(사회복지시설, 사업장, 도로 등) 10.7% 순이었다.
의료기관에서 사망한 비율은 2003년 45.0%에서 2007년 60.0%, 지난해 71.6%로 매년 늘어나는 반면 주택과 기타 장소에서 사망한 비율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시·도별 조사망률은 전남(8.6명), 경북(7.6명)이 높았고 서울(4.2명)과 경기(4.2명)가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