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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뉴욕에서 열린 '군위안부' 등 3色 한국 행사

미국/중남미

    3·1절 뉴욕에서 열린 '군위안부' 등 3色 한국 행사

    • 2014-03-02 14:49

    '군위안부' 전시·공연에서 자연사박물관 한국문화 소개까지

     

    '3·1절'인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가 3곳에서는 오후부터 밤늦게까지 눈길을 끄는 한국 관련 행사가 잇따라 3개나 열렸다.

    2개 행사는 군 위안부 문제를 조명한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뉴욕의 한 박물관이 한국 문화를 소개한 행사다.

    특히 한국 청년 미술학도들은 군 위안부 문제를 형상화해 만든 작품을 갖고와 전시회를 열었다. 또 연극학도와 일반시민들은 비극적 삶을 살아야 했던 군 위안부 할머니를 기리는 거리 퍼포먼스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 "내 몸을 빼앗아가도 마음은 못가져 간다"

    뉴욕에서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는 청년 예술가들의 모임인 '크리에이트'(K/REATE·대표 이상인) 소속 회원들은 이날 오후부터 저녁까지 유엔본부 근처의 한 전시장에서 군 위안부 할머니 관련 작품 전시회를 열었다.

    소속 회원 40여명 가운데 13명은 이날 전시회에 군 위안부 문제를 조명하고 형상화한 그래픽, 영상, 조각 작품 등을 위안부 할머니들께 드리는 '헌정작품' 형식으로 선보였다.

    맨해튼 중심가의 전시장을 빌리는 것이 재정적으로 쉽지 않은 일인데도 이들은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전시장을 빌렸다.

    이상인 대표는 "일제의 식민지배 기간 자행됐던 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역사적 진실을 일본 정부가 조직적으로 은폐하고 있어 이번 전시회를 열었다"면서 "역사속으로 서서히 잊혀져 가는 우리의 할머니들에게 먼 이국땅에서도 너무도 아름다운 그녀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내 몸을 빼앗아가도 마음은 못가져 간다"는 군 위안부 할머니의 말을 원용한 제목의 작품을 내놓은 김연지 작가도 "잊혀져가는 역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이번 작품 전시회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트 소속 회원들은 하루로 끝나는 이날 오프라인 전시회와 별도로 온라인(foreveroursisters.com)을 통해 군 위안부 문제를 지속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특히 군 위안부 관련 역사적 진실들을 영문과 한글로 제작해 외국인들에게 설명하는 작업을 벌여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전시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작성한 '군 위안부 할머니께 보내는 메시지'를 모두 모아 할머니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 맨해튼 남쪽 끝에선 군 위안부 퍼포먼스

    맨해튼 남쪽 끝 '보울링 그린 공원'에서는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뉴욕에서 연극을 전공하는 청년들과 일반 교포 30여명이 모여 군 위안부 퍼포먼스를 했다.

    '12월32일-빼앗긴 세월'이라는 이름으로 뭉친 이들은 뉴욕에서 연극을 공부하고 있는 황승현씨가 인터넷을 통해 '3·1절 맨해튼 군 위안부 퍼포먼스'를 제안한 것을 계기로 성사됐다.

    '12월32일'이라는 명칭은 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빼앗긴 삶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연극학도, 한국동포 가운데 9명이 배우로 나섰고, 그외 20여명은 공연 지원에 힘을 보탰다.

    이들이 이날 선보인 퍼포먼스는 군 위안부로 끌려간 한 소녀의 비극적인 삶을 다뤘다.

    한 소녀는 일본 공장에서 사람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지원한다. 그러나 정작 도착한 곳은 공장이 아니라 위안소였다. 8·15 광복으로 소녀의 고통은 끝이 난 것 같지만 정작 소녀는 고향으로조차 가지도 못한다. 자신을 감싸줄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소녀는 고향에 대한 옛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고향의 봄'을 부른다는게 줄거리다.

    이번 행사의 홍보를 담당한 여정우씨는 "일본은 자신들이 범한 끔찍한 사건과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에게 일본의 만행과 군 위안부에 대한 올바른 사실을 알리기 위해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 뉴욕 자연사박물관에서 한국문화 '맛보기'

    맨해튼의 유명 박물관 가운데 하나인 자연사 박물관에서는 이날 오후 한국의 문화와 공연을 한꺼번에 경험할 수 있는 '한국 경험하기-예술과 문화에서의 혁신'이라는 주제의 행사가 열렸다.

    자연사박물관과 코리아소사이어티가 함께 기획한 이날 행사에서는 국악, 사물놀이, 한국무용 등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한국 전통문화를 미국인들에게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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