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한길 대표(우측)와 새정치연합 안철수 중앙운영위원장이 2일 오전 국회 사랑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치고 함께 걸어 나오고 있다. 윤창원기자
호랑이굴에 들어가는 것일까, 민주당 품에 안긴 것일까.
당초 3월 창당을 추진했던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과 제3지대 통합 신당을 추진하는 쪽으로 궤도를 수정한 배경에 대해 "맨손으로 호랑이굴에 들어가는 심정"이라고 안 의원 측(송호창 의원)은 설명했다.
민주당 밖에서 신당을 창당 해 정치혁신을 이끌기보다는 민주당 '안'에서 정치쇄신과 변화를 함께 이끌겠다는 각오가 담긴 표현으로 해석된다.
결정적 계기는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역시 기초선거 무공천을 선언한 것이었다는 게 안 의원의 직접적인 설명이다.
안 의원은 2일 기자들과 만나 "기초공천은 정치쇄신의 가장 중요한 공약이었다"면서 "기득권을 내려놓는 상징적 의미가 있었던 부분을 (민주당이) 포기하는 모습을 보인 게 결단의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 "혁신하지 않는 민주당과는 같이 갈 수 없지만 이렇게 행동으로 보여준 것,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기초선거 무공천이라는 교집합만으로는 왜 새정치연합이 아닌 제3지대 신당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명쾌하게 해소할 답이 담겨 있지는 못하다.
안 의원은 그간 …여러차례 민주당을 낡은 정치세력으로 규정하면서 타파해야할 대상으로 지목했고, 정치공학적 연대는 없다면서 독자세력화 의사를 분명히 해왔다.
이 때문에 인재 영입에 어려움을 겪어왔고, 6월 지방선거의 필승카드를 꺼내들지 못한 안 의원이 6월 지방선거의 성적표를 받아들기 전 서둘러 통합카드를 받은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안 의원은 민주당 김한길 대표의 공식 제안 사흘만에 전격 합의에 이르렀다.
안 의원이 이날 새벽 단독으로 결정을 내린 뒤 이날 오전 9시에 열린 공동위원장단 긴급 회의에서는 이견이 상당했다.
새정치연합 금태섭 대변인은 "민주당의 개혁의지, 앞으로 헤쳐나갈 수 있는지, 새정치의 독자적인 길을 걷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