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초·중·고등학생의 인성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검사도구를 개발, 전국적인 조사를 처음으로 실시한다.
인성 교육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부상하자 학생들이 실제 어떤 부분의 인성이 부족한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교육부는 다음 달 초등학교 5학년생, 중학교 2학년생, 고등학교 1학년생 각 1만5천명씩 모두 4만5천명을 표집해 인성 검사를 시행한다고 3일 밝혔다.
검사는 도시·농촌 간, 대도시·중소도시 간 지역별 차이를 알아보고자 서울, 광역시, 중·소도시, 읍·면 등으로 나눠서 실시된다.
검사 대상이 되는 덕목은 정직, 절제, 자율, 책임 및 성실, 배려 및 소통, 예의, 정의, 시민성, 인류애, 지식 및 지혜 등 10개다. 구체적으로는 각 덕목의 하위 요소 28개를 살펴본다.
예컨대 '정직'이란 핵심 덕목의 하위 요소로는 '솔직성', '용감성'이, '자율'이란 핵심 덕목에는 '자기이해', '자기존중', '자기결정'이란 하위요소가 있다.
인성교육 관련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와 초·중·고등학교 현장 교사들의 서면 면담을 통해 이 같은 핵심 덕목 10개를 추렸다.
검사는 각 덕목의 하위요소와 관련된 질문에 대해 학생이 스스로를 평가해 6점 척도(1점 매우 그렇지 않다∼6점 매우 그렇다)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직'의 핵심 덕목의 하위 요소인 '솔직성'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친구들이 나를 보고 솔직하다고 말한다', '나는 거짓말을 잘 하지 못한다', '나는 야단을 맞더라도 사실을 있는 그대로 말한다' 등의 문항에 학생들이 자기 평가를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전체 문항은 모두 170개다. 교육부는 이달 중으로 예비검사를 해 문항의 난이도, 신뢰도, 타당도를 검증, 최종적으로 검사 문항을 확정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인성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급별로 인성교육의 정책 방향을 수립할 계획이다.
또 올해 조사를 시작으로 매년 또는 격년으로 인성 검사를 정례화해 학생들의 인성 수준에 대한 자료를 축적할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인성 교육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이에 대한 개념이 저마다 다르고 우리 학생들이 어떤 덕목이 부족한지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없어 이번 조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해 전국의 만 19세 이상∼75세 미만의 성인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여론조사 2013' 결과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들의 인성·도덕성의 수준에 대해 응답자의 72.4%가 '매우 낮다'(24.8%) 또는 '낮다'(47.6%)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각급 학교에서 현재보다 중시해야 할 교육내용으로 '인성교육'을 1순위로 꼽은 비율이 초등학교(65.1%), 중학교(58.4%), 고등학교(41.6%) 모두에서 가장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