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3일 러시아와 비자면제 협상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 소집된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마련된 성명 초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를 무력 점거한 데 대한 제재로 비자 면제 협상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U와 러시아는 지난 2007년부터 비자 면제협정 체결을 위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우크라이나 크림 반도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개입으로 무력 충돌 위험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러시아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등 강경 대응하자는 주장과 대화를 통한 외교적 해결을 우선해야 한다는 요구가 엇갈렸다.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들은 외교적 해결 방안을 선호한 반면에 헝가리, 리투아니아, 폴란드, 체코 등 옛 소련의 영향력 아래 있던 나라들은 비자발급 중단과 자산 동결 등의 제재 조치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개입은 유럽의 분할 위협이 또다시 제기된 의미가 있다고 지적하고 "군사적 충돌을 피하려면 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이끄는 진상조사기구 및 연락기구를 설치하자는 독일 정부의 제안을 러시아가 수용한 데 이어 열린 이번 EU 외무회의에서는 정치적 대화를 통한 해결 방안이 논의됐다.
EU 외무회의 성명 초안은 러시아에 대해 위기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한편 이에 불응하면 무기금수 등의 제재를 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