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와의 원정 평가전 승리를 이끈 박주영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박주영(29)이 부활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 개막까지 100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이보다 더 반가운 소식도 없다.
박주영은 6일 오전(한국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그리스와의 원정 평가전에서 전반 18분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이 띄워서 올린 전진 패스를 왼발로 받아 골문 구석을 정확하게 공략했다.
경기 감각이 떨어졌다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특유의 천재적인 골 감각을 다시 확인시켰을 뿐이다.
박주영이 처음이자 마지막 시험 무대에서 깊은 인상을 남기면서 브라질월드컵 무대를 밟을 가능성은 100%에 가까워졌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기회가 없었던 박주영이 가세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직력에 문제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박주영의 가세로 홍명보호의 공격 전술은 장점이 극대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박주영은 홍명보호의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공격수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 런던올림픽에서 홍명보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최전방에만 머물지 않고 전후좌우로 활발하게 움직여 상대 수비에 혼란을 주고 2선에서 침투할 공간을 열어주는 역할을 잘해왔다.
공백은 길었지만 감각은 그대로였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전반 초반 감각적인 패스로 이청용에게 완벽한 골 찬스를 만들어준 장면이 대표적이다. 골 장면은 말할 것도 없다.
또한 박주영이 맹활약을 펼치면서 홍명보 감독의 결단력도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하다.
박주영은 논란 속에서 대표팀에 복귀했다. 자신이 만든 해외파 선발 원칙을 포기한 홍명보 감독을 향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적잖았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은 오로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한 과정에만 집중했고 박주영의 선발은 그 중 일부였다. 결과는 대성공. 박주영은 선제 결승골을 넣었고 만만치 않은 원정에서 그리스를 2-0으로 꺾는 수확을 거뒀다.
그리고 홍명보호는 확실한 해결사를 얻었다. 박주영이 그리스전에서처럼 정상적인 경기 감각을 보여준다면 원톱 스트라이커 부재라는 우려를 씻어낼 수 있다.
박주영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3-4위전,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등 중요한 순간마다 골을 터뜨려 대표팀의 해결사 몫을 톡톡히 해왔다.
마지막으로 박주영이 대표팀에 가세하면 선수단의 응집력이 더 단단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