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로 진행되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집단 자위권' 행보가 역풍을 만나 주춤하는 모습이다.
각의(국무회의) 결정만으로 헌법해석을 변경,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려는 아베 정권의 구상에 야권과 시민사회, 언론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5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4월 자신의 사적 자문기구인 안보법제간담회(이하 간담회)가 보고서를 내면 그것을 토대로 6월22일까지인 정기국회 회기 안에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쪽으로 헌법 해석을 변경한다는 기존 '시간표'를 수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아베 총리는 "만약 국회 회기 중이 아닌 때에 간담회의 결론이 나오는 경우에도 '폐회 중 심사'가 가능하다"며 "(집단 자위권에 대해) 국민 여러분 앞에서, 국회에서 논의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전후체제 탈피'에 큰 획을 긋게 될 중대 국가안보 사안을 제대로 된 국회 심의과정도 없이 각의에서 결정하려 하는 데 대해 각계의 비판이 쏟아지자 속도조절에 나설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NHK는 6일 "정부 안에서 현 국회 회기 중에 헌법 해석을 변경하는 것은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동맹국 등이 공격받았을 때 자국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하고 반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 자위권은 아베 총리가 자신의 숙원인 '전후체제 탈피'와 '보통국가 만들기'를 위한 중대 과업으로 삼는 현안이다.
일본은 그동안 헌법 9조에 담긴 '전수방위'(방어를 위한 무력행사만 허용) 원칙에 따라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헌법 해석을 유지해왔지만 아베 총리는 이 해석을 변경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한편 아베 내각은 무기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장치로 작용해온 '무기수출 3원칙' 수정 작업과 관련해서도 신중론을 펴온 연립여당 공명당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수정안 원안을 일부 변경키로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