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지원 의원 (자료사진 / 송은석기자)
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전남지사 출마를 검토하기로 하면서 '말바꾸기'에 대한 기존 후보들의 반발은 물론 시민단체까지 박 의원의 행태를 비난하고 나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전남지사 출마와 관련한 박지원 의원의 그간의 행보는 정치의 신뢰성을 떨어트리고 전남도민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전형적인 구태정치의 모습이라는 지적이 높다.
박지원 의원은 그동안 전남지사 출마와 관련해 그때 그때 상황 상황에 따라 각각 다른 뉘앙스의 말을 쏟아내며 일관성없는 행보를 계속해 왔다.
민주당 전남지사 출마자들이 공식적인 입지를 표명하기 전인 2013년 초.중반, 박지원 의
원의 전남지사 출마에 대한 답변은 대체로 'NO'였다.
그러나 중앙정치권과 연관된 자리에서는 확실한 ‘NO'로 잘라 말하면서도 전남지역 언론인과의 자리나 전남지역에 내려와서는 뒤끝을 흐리는 ‘NO'로 여운을 남겨왔다.
자신이 전남지사 출마후보군에서 완전히 제외되지 않도록 교묘하면서도 고도의 ‘말 정치’를 이어온 것이다. 언론도 이에 부응해 박지원 의원의 출마여부를 전남지사 선거전의 최대의 변수로 다루어 줬다.
박지원 의원은 지난해 12월 26일 재판 이후부터 전남지사 출마쪽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호남사수론을 들고 나오면서 출마가능성을 거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4년 1월 2일 “전남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차출론이 나오고 있다.”중진차출론을 제기한 뒤 ‘전남에서 안철수 신당 후보가 민주당 지지도를 앞서면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진차출론은 여론이라기 보다는 박지원 의원 자신이 만든 논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박지원 의원은 중진차출론을 제기한 이후에도 다시 전남지사 출마를 부인한다.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지원 의원은 “지금 다른분들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그분들이 출마하는게 순리다“ (2014.1.2, JTBC), “전남 지사를 출마하겠다는 생각도 없고 계획도 없다”,(2014.1.8, 불교방송), “제가 구태여 지방에 내려갈 일은 없을 것이다"(2014.1.13, SBS) 등의 표현으로 전남지사 출마를 부정했다.
특히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신당창당이 발표되면서 박지원 의원의 중진차출론은 명분을 잃은데다 자신이 그동안 수도 없이 밝혀온 전남지사 불출마 발언들이 더해져 박의원의 전남지사 선거출마는 사실상 막을 내리는 듯 했다.
여기에 위기를 느낀 듯 박지원 의원은 지난 3월 4일 느닷없이 전남도청 기자실을 방문해 기자간담회를 갖고“지도자는 잔인한 결정을 해야 한다”며 도민 여론을 수렴한 뒤 도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후폭풍이 일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박지원 의원의 발언에는 전남지사후보들에 대한 지지도가 자신이 가장 높고 전남지사 정도는 준비없이 지지도만으로 할 수 있다는 오만함이 베어있다.
박 의원은 이처럼 오락가락 행보와 말 바꾸기에 대한 비난에 대해 “정치는 생물이다” “말이 바뀐게 아니라 상황이 바뀌었다”며 어물쩍 넘어갔다.
정치인들이 정치철학이나 주장, 소신과 발언등을 팽개칠 때 마다 들어온 구태정치의
교과서적 표현이다.
이같은 박지원의원의 행보에 대해 기존 후보들은 물론 시민단체까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측 전남지사 예비후보로 선거전에 뛰어든 이낙연,주승용 의원과 이석형 전 군수등은 박지원 의원에 대해 "말 바꾸기는 국민의 정치 불신을 초래한다" "말 바꾸기는 구태정치다" "노욕을 보인 아름답지 못한 정치행태다"라고 성토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시민단체도 가세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