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다시 핵무장을 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 ‘우다르’ 당 소속 파블로 리자넨코 의원은 10일(현지시간) 미국의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등이 안전보장 협정에 따라 크림반도를 점령한 러시아를 물러나게 하지 못할 경우, 우크라이나는 핵무장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리자넨코 의원은 “우리는 이 협정에 따라 핵무기를 포기했다. 그런데 지금 우크라이나에는 당시 큰 실수를 했다는 정서가 강하게 일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94년 미국과 영국, 러시아는 ‘안전보장에 대한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우크라이나가 1991년에 독립하면서 러시아에서 물려받은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우크라이나의 영토적 통합성을 보장한다고 약속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세계 3대 핵보유국이었다.
양해각서는 이들 서명국이 우크라이나의 영토적 통합성과 정치적 독립성을 변경하기 위해 위협하거나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시하고 있다. 서명국들은 구체적으로 우크라이나를 군사적으로 점령하지 않는다고 약속했다. 즉, 핵무기를 넘기는 대신 우크라이나의 국경선을 존중한다고 약속한 것이다.
리자넨코 의원의 발언은 특히,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넘어서 (친 러시아 성향의) 우크라이나 동부로 군대를 보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러시아 외무장관은 “동부지역에는 극우집단 ‘라이트 섹터(Right Sector)’ 무장세력들에 대한 우크라이나 당국의 묵인으로 무법천지가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영국은 “협정은 구속력이 있으며, 극히 중대하게 다뤄져야 한다”며 러시아에 약속을 지키라고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내 러시아계 주민들은 보호를 받아야 한다. 키예프 정부는 불법으로 들어섰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