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2 이미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이 30일 한국에서 촬영을 시작하는 가운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촬영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어벤져스' 아시죠? 이번에 '에이지 오브 울트론'(어벤져스2)이 서울에서 촬영됩니다. 서울시에서는 경찰과 함께 적극적으로 협력할 생각입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작년 한해에 서울시가 촬영을 지원한 영화가 252편이고요. 그 중에 외국영화도 16편이랍니다”라며 “이게 모두 우리의 서울을 소개하는 것이니 어찌 협력을 게을리 하겠습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유명감독과 영화사를 적극 유치하여 많은 명작 영화가 서울에서 로케이션 되도록 할 것입니다. 지난번에 중국 장예모 감독 만났을 때 다음 작품은 서울에서 꼭 찍도록 약속했거든요"라고 말했다.
박시장은 ‘서울촬영 지원현황’이란 제목의 문서도 공개했다. 이 문서에는 어벤져스2의 촬영일정과 함께 마포대교, 청담대교, 상암동DMC, 강남사거리 등 주요 촬영장소 및 지원 요청사항 등이 담겨 있다.
이에 따르면 어벤져스2 서울 촬영은 30일부터 내달 13일까지 이뤄진다. ‘어벤져스2 촬영 및 대한민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 체결식’은 18일 예정돼 있다.
촬영 리허설 목격담에 엑스트라 모집 허위광고글앞서 이 영화를 제작하는 마블 스튜디오는 지난달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어벤져스2의 주요 장면들이 한국에서 촬영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공식 발표 이후 30일 촬영이 알려지면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국내 촬영 리허설이 시작됐다는 목격담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이 경기도 의왕시 한 대학 근처에서 촬영한 사진과 함께 ""우리 건물 바로 앞에 덩치 큰 백인들과 경찰이 길을 막아놓고 선을 그리고 있다"는 짧은 글을 올린 것.
박원순 시장 페이스북
사진 속에는 고가도로 밑 왕복 8차선 도로에 오토바이 2대가 연습주행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해당 장소에서는 4월 7~8일 주인공과 악당의 추격 장면이 촬영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앞서 16일에는 어벤져스2 엑스트라를 모집한다는 글이 온라인상에 퍼졌다. 30일 마포대교에서 진행될 촬영에 20대~40대 남녀 120명을 모집한다는 것.
글쓴이는 "지속적으로 달리는 게 가능하며 놀란 표정, 자연스럽게 넘어지는 연기가 가능해야 한다"며 "너무 튀는 염색머리나 복장은 안 된다. 촬영 컨셉은 재난을 당한 시민들"이라고 상세하게 소개했다.
그러나 해당 글은 한 지방 국립대학 홈페이지를 바탕으로 합성한 '가짜 모집글'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한 영화 관계자는 ‘어벤져스2’를 둘러싼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협조에 쓴웃음이 난다고 했다.
그는 “어벤져스2가 한국에서 촬영하면서 발생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인정한다”면서도 “
할리우드에서 촬영되는 이 철처한 상업영화에 온나라가 들썩이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 5월 이 영화가 개봉하면 1000만 관객이 들것으로 예상되는데, 그건 동시기 개봉하는 한국영화는 무척 힘든 경쟁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의미"라며 "한국영화 찍을 때는 다리 하나 막기가 힘든데, 이 외화는 국가적 차원에서 이 다리, 저 다리를 막아주고, 현물과 현금 지원까지 해준다"고 지적했다.
"나중에 극장수익이 나면 결국 외국으로 나갈 돈이 아니냐"며 관광활성화를 위한 할리우드 촬영유치도 좋지만 너무 긍정적인 면만 부각하는거 아니냐는 문제제기인 것이다.
더불어 한국영화건 외화건 '1000만 영화'에만 관심을 기울이는데 그 한편의 1000만 영화로 여럿 영화들이 상영기회를 박탈당하는 등 화려한 이면에 가려진 한국영화산업의 현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