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이익이 줄어들자 대출 가산금리를 일제히 올리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최근 1년간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 방식)의 가산금리를 최고 0.63%포인트 인상했다.
가산금리는 대출금리를 결정할 때 기준금리에 붙는 것으로서 은행의 마진, 대출자의 신용도, 담보가치 등이 고려 요소다.
한국SC은행, 한국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의 가산금리 인상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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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은행의 지난달 가산금리는 평균 0.98%포인트로 1년 전보다 0.33%포인트 올렸다. 씨티은행의 평균 가산금리도 0.32%포인트 상승한 0.97%포인트다.
국내 시중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이 0.19%포인트, 신한은행이 0.06%포인트, 우리은행이 0.03%포인트씩 가산금리를 인상했다.
지방은행의 경우 광주은행이 가산금리를 0.63%포인트나 올렸으며, 대구은행(0.13%포인트)과 부산은행(0.11%포인트)도 가산금리를 높였다.
은행들의 가산금리 인상은 소득이 낮고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층 위주로 이뤄졌다.
은행연합회가 집계한 신용등급별 가산금리 자료를 보면 저신용층인 7~10등급의 가산금리 인상폭은 최고 2.32%포인트에 이른다.
신용도가 높아 고소득층이 주로 분포한 1~3등급의 가산금리 인상폭은 같은 기간 최고 0.33%포인트에 불과했다.
저신용층 가산금리를 2.32%포인트 인상한 수협은행은 고신용층 가산금리를 0.02%포인트만 올렸다.
신한은행도 고신용층 가산금리를 0.06%포인트만 올리면서 저신용층 가산금리는 0.23%포인트 인상했다.
우리은행과 경남은행의 경우 저신용층 가산금리를 0.19%포인트와 0.03%포인트씩 높인 것과 반대로 고신용층 가산금리는 0.01%포인트와 0.04%포인트씩 깎아줬다.
서민층을 상대로 한 가산금리 인상 강도는 담보가 없는 개인신용대출에서 훨씬 더 셌다.
신용대출 가산금리를 0.10%포인트 인상한 외환은행은 고신용층의 가산금리를 0.30%포인트 내린 대신 저신용층의 가산금리를 0.24%포인트 올렸다.
전북은행은 저신용층 가산금리가 9.89%포인트에 달했다. 기준금리 3.60%를 더한 대출금리가 13.49%로, '배(기준금리)'보다 '배꼽(가산금리가)'이 더 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금조달의 만기와 저신용층의 부도 위험을 따져 가산금리를 책정했다"며 "주택대출은 담보가치(집값) 훼손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자금조달의 경우 대출과의 만기 차이를 고려해 은행 내부금리(FTP)에 반영하는 만큼 '가산금리 인상'만으로 뭉뚱그려 봐선 안 된다는 것이다.
은행들은 가산금리 인상의 다른 사유로 수익성 악화를 꼽았다. 저금리로 주요 수입원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자 어쩔 수 없이 가산금리를 올렸다는 것이다.
실제로 4대 금융지주사의 NIM은 지난해 1분기 1.99~2.73%에서 3분기 1.90~2.55%로 하락했다.
그러나 4분기에 이들 지주사의 NIM이 1.92~2.57%로 반등했다는 점에서 단순히 NIM 하락만 가산금리 인상의 명분으로 삼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에 맞추려고 우대금리를 줄이다 보니 가산금리가 높아진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