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창원 LG의 김종규 (사진/KBL)
김종규(23·창원 LG)가 중거리포를 장착했다. 예전처럼 무시했다가는 큰 코 다친다.
프로농구 정규리그 우승 향방을 결정지었던 창원 LG와 울산 모비스의 최종전에서 김종규의 중거리슛이 주목을 받았다. 시도 자체가 많지는 않았다. 그러나 김종규는 승부처에서 기회가 올 때마다 주저없이 슛을 던졌고 성공시켰다.
김종규가 외곽에 있을 때 그의 슈팅 능력을 신경쓰는 구단은 많지 않았다. 외곽슛 능력이 떨어진다고 보고 김종규를 막는 수비수가 여기저기 도움 수비에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김종규의 베이스라인 컷인과 공격리바운드 가담 정도만 견제하는 수준이었다.
상황이 달라졌다. 기록이 입증한다.
김종규는 올 시즌 46경기에서 야투 성공률 56.8%를 기록했다. 전체 득점 중 77.8%가 페인트존 안에서 나왔다. 페인트존 내 득점 성공률은 68.2%다.
정규리그 막판 12경기에서는 페인트존 득점 비율이 소폭 줄었다. 김종규는 지난 12경기에서 야투 성공률 59.5%를 기록했고 그 중 69.6%가 페인트존 안에서 나왔다.
중거리슛의 비중을 높였기 때문이다.
김종규는 최근 12경기에서 페인트존 바깥쪽과 3점슛 라인 안쪽을 뜻하는 '퍼리미터(perimeter)' 지역에서의 득점력이 눈에 띄게 발전했다.
김종규가 중거리슛을 던지는 지역, '퍼리미터'에서의 슛 성공률은 48.8%였다. 지난 12경기에서 보인 수치다.
시즌 첫 34경기에서의 기록과 비교해보자. 김종규는 이 기간에 페인트존 바깥 지역의 슛 성공률이 35.9%에 불과했다. 정규리그 후반부로 갈수록 중거리슛 성공률이 크게 향상된 것이다.
인천 전자랜드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부산 KT의 송영진에 대한 외곽 수비 때문에 딜레마에 빠졌다. 상대적으로 확률이 떨어지는 송영진의 외곽 수비를 소흘히 하는 대신 골밑 수비에 초점을 맞췄지만 송영진이 기대 이상의 집중력을 보이면서 전자랜드 수비가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