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2년 연속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지난 시즌 결승에서 격돌했던 모비스와 챔피언결정전 직행을 놓고 맞붙는다. 사진은 SK의 간판가드 김선형(사진 오른쪽)과 모비스 양동근 (사진/KBL)
프로농구 서울 SK의 가드 김선형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MVP를 수상한 자리에서 "내년에도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간다면 무조건 모비스와 붙고 싶다. 내게 많은 가르침을 준 팀이다. 올해 당했던 것을 확실히 갚아주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김선형의 소원은 절반만 이뤄졌다. 두 팀은 1년 만에 다시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만나게 됐다. 김선형의 바람과는 달리 챔피언결정전 무대는 아니다. 챔피언결정전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났다.
SK는 19일 오후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고양 오리온스를 63-60으로 제압,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한때 21점차로 크게 앞서가던 SK는 경기 막판 59-59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박승리가 종료 1분5초 전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팁인 득점 그리고 반칙으로 얻은 추가 자유투까지 넣었다. 이후 고비 때마다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 SK가 승리를 굳혔다.
심스는 14점, 15리바운드를 올렸고 특히 무려 10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이로써 SK는 정규리그 우승으로 직행 티켓을 얻었던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4강 플레이오프 무대에 오르게 됐다.
다음 상대는 1년 전 챔피언결정전에서 SK에 전패의 아픔을 안겼던 '디펜딩 챔피언' 모비스다.
SK는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체면을 구겼다. 경험과 노련미에서 한수위인 모비스에게 내리 4연패를 당하며 무릎을 꿇었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모비스는 SK의 정규리그 우승 원동력이었던 3-2 지역방어를 무력화시켰고 김선형이 선호하는 오른쪽 돌파를 철저히 봉쇄하는 등 '디테일' 싸움에서 압승을 거뒀다.
올해 정규리그에서는 두 팀의 상황이 바뀌었다. 모비스가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해 4강에 오른 반면, 시즌 막판 상위권 경쟁에서 밀려난 SK는 3위가 되어 6강 플레이오프를 거쳤다.
그러나 정규리그 맞대결 전적에서는 SK가 모비스에 우위를 점했다. 여섯 차례 맞대결을 펼쳐 4승2패를 기록했다.
양팀 모두 전력은 지난 해와 큰 차이가 없다. 작년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누볐던 주축 선수들은 물론이고 외국인선수 4명 모두가 지금도 뛰고있다. SK에는 애런 헤인즈와 코트니 심스가, 모비스에는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로드 벤슨이 건재하다.
모비스는 양동근과 함지훈, 문태영이 여전히 전력이 중심에 있다. 김시래가 떠났지만 올 시즌 신인 돌풍의 주역 중 한 명이었던 이대성이 새 얼굴로 떠올랐다. 이대성은 시즌 막판 무릎을 다쳐 재활에 매진해왔다. 포스트시즌에서 정상 컨디션을 보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SK도 지난 시즌 주축 멤버들이 건재하다. 귀화혼혈 선수로 영입한 박승리가 추가됐다. 박승리는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상대 해결사를 막는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문태영의 대항마로 주목받을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