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딸이 지목한 용의자를 살해한 남성이 경찰에 자수했다.
이 남성은 사법기관을 믿지 않았고 자신이 직접 법의 심판자가 됐다.
지난 24일 오후 10시20분께 전북 군산시 미룡동의 한 길가에서 박모(49)씨는 자신의 딸을 성폭행했다는 의심을 받는 김모(19) 군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김 군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목숨을 잃었다.
박씨는 이틀 전 딸(15)에게 "아는 오빠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말을 들을 뒤 격분을 한 상태였다.
박씨의 딸과 김 군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사이였다. 박씨는 며칠 전 딸의 휴대전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상한' 내용의 대화를 발견했다.
딸이 김 군과 나눈 대화에는 성관계를 연상시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박씨는 어떻게 된 일이냐고 따져 물었고 딸은 박씨에게 "김 군에게 두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격분한 박씨는 고민 끝에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딸의 SNS 계정을 이용해 김 군을 사건이 발생한 장소로 불러냈다.{RELNEWS:right}
이후 김 군을 추궁하는 과정에서 다툼이 생겼고 박씨는 미리 준비해 간 흉기를 김 군에게 휘둘렀다.
당황한 박씨는 사건 현장을 벗어났지만 한 시간 뒤 스스로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아직 성폭행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확인이 안 됐다"면서 "박씨와 딸의 SNS 등에 대해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군산경찰서는 25일 박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