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통합신당의 정치 혁신안을 만들고 있는 새정치비전위원회가 25일 주최한 토론회에서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잇따랐다.
박명림 연세대학교 교수는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새 정치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기초선거 무(無)공천에 대해 "민주정치는 정당정치이자 의회정치인데 이들 둘을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민주주의의 토대를 파괴할 위험한 선택"이라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또 "정당이 공천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정당 기층 조직이 무력화되고 지방차지가 보수화·관료화될 수 있다"며 "야당 또는 개혁세력의 여당 또는 보수세력에 대한 비판 동력이 상실되고 대안정부의 성장 가능성 역시 차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토론자로 나선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 역시 "기초선거 공천 폐지는 새누리당과의 공동 실천을 전제로 하는 것이었다"면서 "전제가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정치민주연합만 일방적으로 기초선거 공천 폐지를 주장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새누리당이 대선 당시 약속했던 기초선거 공천 폐지의 실천을 강력하게 주장하되, 새누리당이 끝내 거부하면 기초선거 공천 폐지 결정을 전면 백지화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이 무공천을 할 경우 기초단체 선거의 결과는 무소속 후보들 간의 표 분산으로 인해 새누리당의 일방적인 승리로 귀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새누리당의 일당 지배와 새정치민주연합 하부 구조의 붕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이 지난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던 '국회의원 정수 축소'와 민주당이 최근 발표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방안에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박 교수는 "한국을 제외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의원 1인당 평균 인구는 97,000여명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162,000여명"이라며 "단원제 국가의 평균을 따르려면 의원 수는 802명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반정치적 개혁은 민주주의 및 민생 강화를 위한 시민들의 정치 참여를 약화시킨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기득권 체제의 강화를 가져올 수 있으며, 사실상 정치 퇴보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4.19혁명과 5.18광주민주화운동 등을 정강정책에서 빼려고 해 논란이 된 데 대해서도 "정치는 사회 갈등을 반영하는 정당 경쟁을 통해 그 갈등의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라며 "그러나 갈등 자체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는 과도한 탈이념적 실용주의 정치는 실재하는 갈등을 감춰 문제의 근원적인 해결을 막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