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의회 내 대표적인 지한파로 분류되는 하원의원들이 올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줄줄이 낙선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출신의 찰스 랭글(민주·뉴욕) 하원의원과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한 일본계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이 그들이다.
북한인권 운동을 펼쳐온 수잰 숄티의 의회 입성도 쉽지 않고 한국전 참전용사인 하워드 코블(공화·노스캐롤라이나) 하원의원은 은퇴를 선언했다.
북한이나 일본 관련 현안에서 우리 이익을 대변해온 의원들의 대(代)가 끊길 위기에 처한 것이다.
미주 지역 한인단체 주변에서는 교민 유권자의 모금 활동이나 투표 등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외교 소식통 등에 따르면 랭글 의원은 이번 가을 23선(選)에 도전한다.
83세의 고령인 그는 이번 도전을 마지막으로 정계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그렇지만 미국 내에서도 거물급 정치인으로 명예로운 은퇴를 꿈꾸는 그가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민주당 내 경선이 6월로 다가오고 있지만, 1994년 그의 재선 캠프를 책임졌던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이나 의회흑인의원모임(CBC) 공동 창설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 선언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그가 '마지막 도전'을 선언하고 나서 앞으로 재선을 노려야 할 더블라지오 시장이 외견상 중립성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랭글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히스패닉계인 아드리아누 에스파야트 뉴욕주 상원의원과 '리턴 매치'를 벌여야 한다.
2012년 선거 때 지역구 조정으로 히스패닉계 밀집 지역이 포함되는 바람에 랭글 의원은 당시 에스파야트에게 불과 1천100표 차이로 신승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DC 연방 의사당 내 의원실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한인단체의 지원을 간접적으로 호소했다.
랭글 의원은 "정치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걸 알면 그들이 도와줄 것이라고 확신한다. 과거에 그들 곁을 지켰듯이 그들도 그럴 것"이라며 "1951년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돌아온 이래 한인들과 나는 뗄 수 없는 사이"라고 강조했다.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과 관련 법안 통과를 주도한 혼다 의원도 8선 가도에 빨간 불이 켜졌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당내 경선에서 강력한 경쟁자인 인도계 미국인 로 칸나를 만난 것이다.
특허 변호사인 칸나는 실리콘밸리의 이익을 대변하며 IT 기업의 큰 손들로부터 막강한 후원을 받고 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나 머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이 모두 그의 지지자다.
그는 현재 200만달러의 정치 후원금을 모은 반면 혼다 의원은 3분의 1에 불과한 60만달러를 모금한 상태다.
혼다 의원은 최근 한인들이 마련한 후원 행사에서 "이번 선거는 내 정치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다. 그래서 한인 커뮤니티의 지지가 더욱 고맙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미국 내 북한 인권운동가인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처음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장을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