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새누리당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공천 신청자 간담회에서 홍문종 사무총장 및 공천심사위원들이 박수를 하고 았다. 윤창원기자/자료사진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원칙' 없는 고무줄 잣대로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시장 경선 컷오프 결과로 인해 특정 후보 몰아주기 논란을 일으키더니, 여성 우선공천 지역을 '폭탄돌리기식'으로 선정했다는 오명도 뒤집어 썼다.
◈ 서울시장 후보들, 오락가락 공천위에 '분노 폭발'공천관리위는 27일 서울시장 경선 컷오프 결과를 발표했다. 정몽준·김황식·이혜훈 세 후보로 3파전을 치르게 된 것. 그러나 오락가락하는 공천위의 기준 때문에 후보들은 그야말로 '뿔'이 났다.
공천위가 지난 26일 서울시 경선 예비후보 6명 중에서 3명을 탈락시킨 뒤 후보군을 다시 2명으로 압축하겠다는 2차 컷오프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 도화선이 됐다. 당초 '3배수 경선 원칙'을 바꾼 것이기 때문에 정몽준·이혜훈 후보 측에서 강력 반발했다.
특히 갑자기 튀어나온 '양자 구도'를 두고 불공정 시비까지 일었다. 이 전 최고위원의 '친박'표를 김 전 총리 쪽으로 돌려 2위로 뒤쳐져 있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도우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컷오프 위기에 놓인 이혜훈 최고위원은 "특정 후보 밀어주기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며 경선 파국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김 전 총리도 물러서지 않고 '양자 구도'를 요청하며 맞섰다. 특히 "제 3자가 끼어들어 경우에 따라선 토론 분위기를 흐릴 수도 있다"면서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가 토론을 하는 게 바람직한데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가 그 과정에서 어떤 모양새를 보여줬느냐"며 컷오프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결국 당 공천위는 '컷오프 2배수'를 철회하고 3파전 경선을 확정하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컷오프 논란은 일단락되지 않았다. 김황식 후보 측의 이성헌 전 의원은 "김 후보는 무능하고 무책임한 당 지도부, 특히 공천관리위원회의 처사로 인해 마치 특혜나 기대려는 사람처럼 일방 매도되고 있다"고 공천위를 정조준했다.
이혜훈 최고위원도 CBS와의 통화에서 "수긍할 수 있는 원칙이 없으니 자꾸 뒤바뀌는 것"이라며 "이렇게 당 공천위가 원칙 없이 왔다갔다 한다면 결과가 나올 때 어느 누가 승복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 "폭탄돌리기식 지역 선정, 누가봐도 불공정"
김황식, 이혜훈, 정몽준(좌측부터) 서울시장 경선후보. 윤창원기자
공천위의 '고무줄 잣대'는 여성 우선공천 지역 선정 과정에서도 여과 없이 드러났다.
새누리당은 이날 여성 우선공천 지역을 추가로 확대하지 않고 대신 가산점제를 도입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하지만 1차로 선정됐던 서울 종로·용산·서초구, 부산 중구, 대구 중구, 경기 과천·이천시 등 7개 지역은 당초 의결대로 여성 우선공천을 적용키로 했다.
여성 우선공천 지역 확대에 대한 반발이 심해지자, 현실적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차로 선정된 지역이 당내 지역구 의원과 중진 의원들의 반발로 무산됨에 따라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서울 서초구가 지역구인 강석훈 의원은 CBS와의 통화에서 "한 번 결정했으면 일관성 있게 가야하는데 결과적으로 일부 지역은 그대로 가면서 일부 지역을 변경한 것들에 대해 어떠한 원칙이 없고, 그 기준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복잡한 일을 할 때는 원칙이 중요하다. 그런데 당 공천위가 열심히는 하고 있지만 자꾸 원칙이 흔들리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말했다.
김영우 의원도 CBS와의 통화에서 "여성의 정계진출을 촉진한다는 좋은 취지를 살리기 위해선 여성 우선공천 지역으로 선정할 때 객관적인 근거와 기준을 세밀하게 마련했어야 했다"며 "기준이 있으면 되는데 힘이 센 의원과 지도부가 반발하면 대상 지역에서 빼고 선정을 하니까 불공정하게 보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