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지방선거 참패로 침체한 국정 분위기를 바뀌려고 31일(현지시간) 총리를 교체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이날 사임한 장 마르크 에로 총리 후임에 마뉘엘 발스(51) 내무장관을 발탁했다.
2012년 올랑드가 대선에서 당선된 후 첫 내각을 이끌어 온 에로 총리는 22개월 만에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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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저녁 TV로 중계된 연설에서 "다시 새로 시작할 때다. 발스에게 프랑스 정부를 이끌어 갈 임무를 부여한다"며 새 총리를 발표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전날 지방선거 결선 투표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이에 따라 총리를 교체하게 됐다고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은 "국민의 명확한 메시지를 들었다"면서 "변화가 부족하고 너무 느렸으며, 일자리가 충분하지 못해 실업률이 높았으며, 사회 정의가 충분하지 못하고 세금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집권 사회당은 전날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150여 개 선거구의 시장직을 야당에 넘겨주면서 패배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선거 패배에도 올해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한 친기업정책의 기조는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의 목표는 고용에 드는 비용을 줄여 일자리를 늘리는 '책임 협약'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올랑드 대통령은 기업들이 직원을 고용할 때 내는 사회복지비용인 사회보장부담금을 2017년까지 300억 유로(약 43조5천억원) 줄이는 내용의 '책임 협약'을 발표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또 2017년까지 개인 세금을 낮추는 '연대 협약'도 추진하겠다고 새로 밝혔다.
발스 신임 총리는 조만간 내각 개편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투자자 유치와 경기 회복에 실패한 재무부 등 경제 관련 부처 장관의 교체는 불가피한 것으로 전망됐다.
발스 총리는 196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태어나 만 20세에 프랑스에 귀화했다.
그는 1997년부터 2001년까지 리오넬 조스팽 총리 보좌관으로 일했으며 2002년 하원의원에 당선됐다.
발스 총리는 2011년 사회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으나 5위에 그치면서 올랑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후 올랑드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 2012년 5월 내무 장관에 기용됐다.
발스는 내무장관 시절 치안 문제에 대한 강한 해결 의지를 보이면서 인기가 높다.
최신 여론 조사결과에 따르면 발스의 지지율은 46%로 20% 안팎에 그치는 올랑드 대통령의 배가 넘는다.
발스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사회주의자 사르코지'라고 불렀던 데서 드러나듯 좌파인 사회당 내에서 우파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
발스는 작년에 "집시들은 (고국인) 루마니아나 불가리아로 돌아가라"라고 집시 추방에 나서면서 국내외에서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