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깽깽이'',''전라디언''이 뭐예요?''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 아이디 ''cdc2140''은 최근 누리꾼 간에 질문과 답을 주고 받는 ''지식 IN''에 이런 질문을 올렸다. 전라도 관련 기사를 검색할 때면 항상 호남지역을 비하하는 댓글을 찾을 수 있다며 ''왜 전라도 사람은 이유없이 욕을 얻어 먹는지 모르겠다''는 의문이다.
가수 유니와 개그맨 김형은씨의 잇단 죽음에 대한 악플(일방적으로 비방ㆍ악의적 댓글)이 기승을 부리면서 악플을 올리는''악플러''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자연스럽게 입에 담지 못할 악성 댓글을 올리는 누리꾼을 지탄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인터넷 실명제에 대한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문제는 10대 청소년에서부터 70대 노인까지 폭넓은 계층이 이용하는 인터넷 상에서 유독 ''전라도''와 ''호남''을 비하하는 댓글이 범람하는 등 광주ㆍ전남 지역이 ''악플러''(악의적 댓글을 다는 사람)의 주된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에서 광주를 기반으로 둔 조직폭력배들의 충돌에 관한 기사에는 전라도를 비방하는 댓글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전라도 ×들 중에서 사기꾼 아닌 사람들 없고 깡패 아닌 사람들 없다"고 비난했다.
다른 누리꾼도 "여수, 순천 반란사건, 5ㆍ18 광주 폭동도 이제 보니 전부 전라도 ×들이 일으켰지. 전라도 ×××들. 폭도들이 이젠 깡패짓까지 하는구나"라는 원색적인 댓글을 올렸다.
또 지난 9일 오후 광주 남구 봉선동 모 아파트 출입구 앞에서 괴한 4명으로부터 습격을 당한 광주지역 모 건설업체 김모(55) 사장에 관한 기사에도 전라도 비하 댓글은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한 누리꾼은 "전라디언이란 어쩔 수 없어. 이래서 다른 지역 사람들이 전라도 사람들보고 깽깽이, 깡패×들이라고 욕한다"는 글을 남겼다.
광주 출신으로 서울에서 일하고 있는 조영호(31) 씨는 "다른 지역 관련 기사에서는 볼 수 없는 ''악플''이 유독 전라도 관련 기사에만 왜 집중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라도 비난 댓글은 전라도 출신 유명인사 관련 기사에까지 전방위적으로 붙어 다닌다.
지난 9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강남의 고급 룸상롱 여종업원이 유명 탤런트 오모(31) 씨의 옛 애인으로 밝혀지자 누리꾼들은 오씨의 고향인 무안을 들먹이며 악의적인 댓글을 퍼부었다.
전문가들은 전라도 관련 악플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여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지극히 사적인 감정을 여과없이 표출하는 인터넷 공간의 특성상 누리꾼들의 다양한 표현 방식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
다만 호남 지역에 대한 편견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여과없이 누리꾼에게 전달되고 그대로 표출되고 있는 만큼 인터넷 예절인 ''네티켓''을 공교육과 언론 등으로 확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남대학교 사회학과 박해광 교수는 "역사적, 정치적 이유로 수십년간 켜켜이 쌓인 호남지역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여과없이 댓글을 통해 표출되고 있지만 인터넷 실명제로도 완전히 근절할 수 없는 부분이다"면서 "댓글도 건전한 대화의 수단으로 여기는 ''네티켓''을 확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