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의원과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 (자료사진)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후보인 정몽준 의원 측이 2일 친박 원로인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를 캠프에 참여 시키려다 끝내 무산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정 의원 측이 이날 공식적으로 최 전 대표를 '선대위원장'으로 위촉했다가 최 전 대표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고 나서자 '고문직'으로 수정했는데 최 전 대표는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정 의원 측은 이날 정오쯤 보도자료를 통해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를 정몽준 서울시장 경선준비위원회 선대위원장으로 위촉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 후보가 최 전 대표가 선대위원장을 수락해 준 데 대해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며 서울시장 선거의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최 전 대표가 정 의원 캠프의 선대위원장을 맡는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박심(朴心·박 대통령의 의중)이 정 의원 쪽으로 다시 바뀌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흘러나왔다.
정 의원도 서울 사당동 박정희 가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 전 대표님은 언론에도 오래 종사했고 우리 당에서 대표도 했고 서울시장도 했다. 또 우리나라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에 대해 제일 많이 생각하고 서울 시민들이 제일 좋아하는 분이라고 생각해서 모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병렬 전 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선대위원장 수락에 대해) 모르는 일"이라면서 "그쪽(정 의원 캠프)에서 마음대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나는 수락한다고 말 한 적이 없다"고 거듭 부인했다.
논란이 악화되자 정 의원 측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오후 늦게 최 전 대표 영입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정 의원 측은 "최병렬 전 대표가 무릎이 아파 선대위원장으로서 유세를 다니기 어렵다고 고사했다"면서 "캠프 내부적으로 조정을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대신 최 전 대표를 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홍구 전 총리와 함께 고문으로 위촉하기로 했다고 정리했다.
하지만 혼선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최 전 대표 측이 1시간 여 뒤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어느 캠프에도 관여하거나 선대위의 어떤 직책도 맡을 의사가 없다"고 밝힌 것이다. 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정 의원 측에서 선대위 참여를 요청하길래 '잘해보시라'고 덕담을 했을 뿐인데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최병렬 해프닝'을 두고 친박계가 최 전 대표의 정몽준 캠프행을 막았을 것이라는 분석과 정 의원 측이 박심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제대로 조율을 하지 않은 채 성급했던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