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뉴욕 양키스 데릭 지터의 은퇴 세리머니를 열어줬다. (MLB TV 캡처)
1992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 휴스턴 애스트로스는 1순위 지명권으로 필 네빈을 지명했다. 필 네빈은 1995년 휴스턴 소속으로 단 18경기만 뛴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기량을 활짝 폈다. 2000년과 2001년 3할 타율을 넘겼고, 2006년을 마지막으로 그라운드를 떠났다.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은 선수를 메이저리그에서 고작 18경기 밖에 못 써먹은 휴스턴이다.
당시 뉴욕 양키스가 6순위로 지명한 선수가 바로 데릭 지터다.
199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지터는 올해까지 줄곧 양키스에서만 뛰었다. 평균 타율 3할1푼2리를 기록 중이고, 지난해까지 때린 3,316안타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10번째로 많은 안타다. 그런 지터 대신 네빈을 뽑은 휴스턴으로서는 가슴을 칠 만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지터의 은퇴 세리머니를 가장 먼저 치러준 팀이 바로 휴스턴이다.
양키스와 휴스턴의 경기가 열린 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메이드파크.
경기가 열리기 전 지터의 은퇴 세리머니가 열렸다. 바로 2~4일 열리는 3연전이 양키스의 유일한 미닛메이드파크 원정 경기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지터가 미닛메이드파크에서 뛰는 마지막 3연전이라는 의미다.
이미 휴스턴은 앤디 페티트, 마리아노 리베라 등 전설들의 은퇴 시즌에도 세리머니를 열어줬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마운드에 세워진 탁자에는 2번이 적힌 카우보이 부츠와 카우보이 모자, 그리고 골프 클럽이 놓여져있었다. 휴스턴 구단에서 지터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그리고 로저 클레멘스, 페티트, 마이크 스탠튼과 골퍼 마크 오메라, 존슨 와그너 등이 그라운드 위에서 지터의 은퇴를 축복했다.
그리고 1회초 2번 타자로 지터가 타석에 들어서자 관중들은 모두 기립 박수를 보내며 전설의 마지막 미닛메이드파크 출전을 환영했다. 지터고 헬멧을 벗은 뒤 관중석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