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유재학 감독 (사진/KBL제공)
3일 오후 창원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창원 LG와 울산 모비스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2차전 초반 관중석에서 웃음꽃이 피었다. 마른 체형의 김종규가 힘이 세기로 유명한 함지훈을 등진 상태로 밀고 들어가려 했지만 함지훈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제자리걸음을 계속 하는 김종규의 모습이 익살스러워 보였다.
그만큼 함지훈은 강하다. 강력한 파워를 바탕으로 펼치는 포스트업 공격은 명불허전이다.
그래서 LG가 특단의 조치를 했다. 4쿼터 들어 김종규 대신 외국인선수 데이본 제퍼슨으로 하여금 함지훈을 막게 한 것이다.
모비스도 예상하고 있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외국인선수가 함지훈을 막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상은 했지만 대응이 뜻대로 이뤄지진 않았다.
LG는 접전 끝에 78-72로 승리했다. 유재학 감독은 상대가 수비 매치업을 바꾼 이후 공격 전개에 대해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제퍼슨이 막자 함지훈은 외곽으로 빠졌다. 제퍼슨이 골밑을 완전히 비울 수가 없어 함지훈에게 외곽슛 기회가 자주 찾아왔다. 그런데 함지훈은 슛 시도를 아꼈다.
유재학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지훈이가 과감하게 던져야 했다. 안 들어가더라도 벤슨이 리바운드를 잡을 확률이 높았다. 그런데도 계속 주춤했다"며 아쉬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