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이 부상 당한 팀 동료의 등번호를 모자에 새기고 등판한 뒤 심판에게 주의를 받았다. (산케이스포츠 캡처)
오승환(32, 한신 타이거즈)가 두 경기 만에 첫 실점을 했다. 하지만 실점보다 주목을 끈 것이 있다. 바로 모자에 새긴 니시오카 스요시의 등번호 7번이었다.
한신과 주니치의 경기가 열린 지난 3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
7-3으로 앞서 세이브가 성립되지 않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노모토 게이에게 안타, 오시마 요헤이에게 3루타를 맞고 실점했다. 실점은 했지만 한신의 승리는 지켜냈다.
그런데 심판의 경기 종료 선언과 함께 더그아웃으로 향한 오승환에게 예상치 못한 심판의 주의가 떨어졌다. 그동안 지적됐던 투구 동작이 아니었다. 모자에 니시오카의 등번호를 새긴 것이 문제였다.
니시오카는 지난달 30일 요미우리전에서 늑골 골절을 당해 최소 3개월 동안 경기에 나설 수 없는 상황.
오승환은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부상 선수의 등번호를 모자에 새겼다.
산케이스포츠는 "한국 시절 동료가 부상을 당하면 그 선수의 등번호를 모자에 새겨 '그 선수의 몫까지 한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바다를 건너와서도 자세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혼자 '7'이라고 쓴 모자를 일부러 쓰고 등판한 것도 니시오카와 함께 싸우고 싶다는 생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금지된 행동이었다. 일본프로야구는 선수들이 모자에 글자나 숫자를 쓰거나, 또는 목걸이를 유니폼 밖으로 착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심판이 경기가 끝난 뒤 오승환에게 주의를 준 것이다.
물론 실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오승환은 "오랜 만의 등판이었지만 항상 최적의 상태로 등판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실점을 했기 때문에 만족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