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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우승? 결국 '힘 좋고 오래가는' 용병이다



농구

    V리그 우승? 결국 '힘 좋고 오래가는' 용병이다

    '이렇게 끝까지 때려줘야지' 올 시즌 V리그 우승팀은 결국 강력한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팀이 정상에 올랐다. 사진은 삼성화재의 남자부 7연패를 이끈 레오(오른쪽)과 6시즌 만의 팀 정상을 견인한 GS칼텍스 베띠.(자료사진)

     

    'NH농협 2013-2014 V리그'가 5개월여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챔피언결정전은 남자부 삼성화재의 7연패, 여자부 GS칼텍스의 6시즌 만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시즌도 결론은 같았다. 결국 '힘 좋고 오래가는' 외국인 선수를 보유한 팀이 우승 트로피를 가져갔다.

    최고의 토종, 값비싼 유명 용병을 갖춘 팀들은 올 시즌 대권 도전에 실패했다. 2005년 출범 뒤 10시즌째를 맞았던 2013-2014 V리그를 결산해봤다.

    ▲레오, 올 시즌 공격 점유율 60%

    삼성화재는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공격수, 레오(206cm)가 올 시즌도 코트를 맹폭했다. 정규리그 득점(29경기 1084점, 경기당 37.4점), 공격 성공률(58.57%) 1위였다. 팀 내 공격 점유율이 지난 시즌 45.7%에서 올 시즌 59.9%로 올랐음에도 견고했다.

    챔프전에서는 더욱 맹위를 떨쳤다. 세트 수가 적어 득점은 평균 33.5점으로 정규리그보다 줄었지만 공격 점유율은 67.9%까지 치솟았다. 2, 4차전은 70%를 넘어섰다.

    삼성화재를 넘기 위해 각 팀들은 최고의 외국인 선수를 데려왔다. 지난 시즌 역대 최고 용병으로 꼽힌 까메호(LIG손해보험), 올 시즌 '세계 3대 공격수'로 꼽힌 아가메즈(현대캐피탈), 그보다 더 몸값이 높았던 마이클(대한항공) 등이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레오의 가공할 위력 앞에 고개를 숙였다. 공격 역할 분담이 이뤄져 승부처에서 위력을 뽐냈던 이들은 그러나 상대적으로 부담이 배가된 V리그에서는 '배터리'가 오래가지 못했다. 특히 아가메즈는 3세트 이후 페이스가 떨어지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에너자이저 폭격기를 앞세운 삼성화재는 견고한 수비와 간간이 터지는 블로킹 등 국내 선수들이 공격을 제외한 부분을 맡는 시스템 배구의 완벽한 호흡을 이뤘다. 국내 프로 스포츠 전인미답의 7시즌 연속 우승을 일궈냈다.

    ▲베띠, 챔프전 1경기 최다 득점 연일 경신

    '정규리그는 우승했지만...'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했지만 챔프전에서 확실한 해결사 부재로 GS칼텍스에 우승컵을 내줬다. 사진은 기업은행의 정규리그 우승 당시 이정철 감독의 헹가래 모습.(자료사진=기업은행)

     

    여자부도 마찬가지였다. '여자 레오' 베띠(188cm)를 앞세운 GS칼텍스가 최고의 국내파로 구성된 IBK기업은행을 눌렀다.

    베띠는 역대 챔프전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두 번이나 썼다. 지난 2일 기업은행과 4차전에서 54점을 쏟아부었던 베띠는 2일 뒤 5차전에서는 55점의 괴력을 뽐냈다. 이는 지난 2010-11시즌 원조 마당쇠 가빈(전 삼성화재)이 세운 53점을 뛰어넘는 남녀부 통틀어 최다 득점이다.

    앞서 3차전에서도 베띠는 50점을 퍼부으며 이미 여자부 신기록을 세웠다. 정규리그 공격 점유율 46%였던 베띠는 챔프전에서는 59.9%를 기록했다.

    기업은행도 카리나를 앞세웠지만 역부족이었다. 카리나는 3차전에서 베띠에 맞서 역대 여자부 챔프전 한 경기 득점 4위 기록인 47점(당시 2위)의 몰아치며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나 이후 힘이 빠져 4, 5차전 각각 31점, 30점에 머물렀다.

    ▲최고 토종들도 외인 괴력 앞에 '속수무책'

    '국내 선수 화력 대결은 언제나?' 올 시즌 남자부 챔프전에서 현대캐피탈 문성민(왼쪽)의 활약이 돋보였지만 삼성화재 레오의 괴력에는 미치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삼성화재 토종 거포 박철우(오른쪽)는 현대캐피탈 시절보다 팀 비중이 줄었다.(자료사진=현대캐피탈, 발리볼코리아닷컴)

     

    남녀 괴물들 앞에 최고의 국내 선수들도 소용이 없었다. 현대캐피탈은 국가대표 간판 문성민이 챔프전에서 공격 성공률 63.06%로 양 팀 최고를 찍었지만 레오의 경이로운 괴력에는 힘이 부쳤다.

    국내 선수 구성으로는 최강을 다투는 대한항공과 우리카드도 삼성화재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한항공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 레프트 김학민은 지난 시즌까지 3번이나 삼성화재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끝내 준우승에 머물며 군에 입대해야 했다.

    센터 신영석과 레프트 최홍석, 라이트 김정환 등 대표 트리오가 뭉친 우리카드도 마찬가지. 강만수 감독의 "몰빵배구는 없다"는 방침으로 기세좋게 도전했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됐다.

    여자부 기업은행도 같은 상황이었다. 김희진-박정아 국가대표 듀오와 회춘한 세터 이효희, 상대팀 감독으로부터 "귀신 같다"는 찬사를 받은 리베로 남지연 등이 나섰지만 베띠의 괴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기업은행이 지난 시즌 우승 때와 다른 점은 베띠를 능가하는 화력을 뽐냈던 알레시아의 부재였다. 알레시아는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4경기 140점으로 139점의 베띠에 앞섰다.

    결국 챔프전 우승의 해법은 강력한 외국인 선수였던 셈이다. 출범 10시즌째를 넘긴 V리그의 다음 시즌도 같은 공식이 적용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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