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과도정부가 친러시아계 주민들의 분리주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동부 지역에서 대(對) 테러작전에 돌입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동부 도시 하리코프로 내려온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테러작전이 시작됐다. (하리코프) 시내가 봉쇄됐다. 지하철도 폐쇄됐다. 걱정하지 말라. 작전이 끝나면 다시 풀릴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앞서 6일 시위대가 점거한) 하리코프 주정부 청사 진압 작전에서 약 70명의 시위대가 체포됐다”며 “이 작전이 총기 사용 없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아바코프는 “대테러작전을 위해 우크라이나의 다른 지역에서 동남부 지역으로 특수부대가 증강 배치됐다”며 “이 부대들이 현지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작전 임무를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친러 시위대에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는 경고였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은 동부 지역으로 특수부대뿐 아니라 전투기와 헬기 등도 배치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군용기 이동배치는 러시아가 국경 인근 지역에 병력을 집결시킨 상황과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네츠크에서도 대테러작전이 벌어졌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부서기(부위원장) 빅토리야 슈마르는 “7일 밤 시위대에 점거됐던 도네츠크 국가보안국 건물이 특수부대의 작전으로 탈환됐다”고 밝혔다.
도네츠크에 급파된 비탈리 야레마 부총리는 그러나 “여전히 시위대가 장악하고 있는 도네츠크 주정부 청사에 대한 진압작전은 아직 없을 것”이라며 “시위대와의 협상 끝에 이같이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도네츠크 사태는 평화적 방법으로 무력 사용 없이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7일 도네츠크를 방문한 율리야 티모셴코 전(前) 총리는 “모든 소란은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들과 그들에게 매수된 시위대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며 “시위 참가자들의 외모가 도네츠크 주민들 같아 보이지 않았고, 이들이 러시아 정보기관에 매수돼 외부에서 들어온 것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시위에 대한 중앙정부의 강경 대응이 내전을 촉발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외무부는 8일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도네츠크를 포함한 동남부 지역으로 우크라이나 내무부 산하 부대와 불법 무장 세력인 ‘프라비 섹토르’(우파진영) 대원 등이 투입됐다”고 전했다.
특히, “미국 사설경호업체 그레이스톤(Greystone) 요원 약 150명이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소콜’ 군복을 입고 이 작전에 투입된 것은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내전을 초래할 위험이 크다”며 동부 지역 시위대에 대한 무력 대응을 중단할 것을 우크라이나에 촉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7일 안드레이 데쉬차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모든 정치 세력과 지역이 참여하는 범국민대화를 서둘러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