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8일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기조연설로 인문학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신세계 제공/노컷뉴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너무 피곤하고 지쳐 있는 청춘이 안쓰럽다”면서 “그 부분에 대해선 사회적 리더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8일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대학생 2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인문학 청년인재 양성 프로젝트 ‘지식향연-4월 서막’에서 “저부터라도 ‘열심히’에 집중하던 우리 청년들에게 ‘제대로’ 사는 지표를 제시하고 싶다”면서 “그게 오늘 제가 이 자리에 선 이유”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부회장이 대학생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문장을 “안녕들하십니까?”로 시작한 정 부회장은 “인문학은 어떤 환경에서든 인생의 방향을 잡아 주는 지표”라며 인문학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또 “급변하는 시대에 오늘에 충실하고 내일을 준비하며 우리 사회를 이끌 미래의 리더들이 청년 영웅”이라며 “청년 영웅이 튼튼한 뿌리를 갖추며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응원한다”고 전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인문학 공부 필요정 부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이번에 대학생을 대상으로 인문학 전파에 나선 것은 신세계그룹의 경영이념 중심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인문, 예술, 패션을 통해 고객의 행복한 라이프스타일을 디자인한다’는 경영이념 에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시작됐다는 것.
특히 취업난 속 대학생들이 토익점수나 학점 등 스펙 쌓기에만 열중해 정작 인간과 삶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정 부회장은 제대로 사는 지표를 제시하는 인문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부회장은 “왜 사는가, 무엇이 내 소명인가를 살피는 게 인문학적 성찰”이라 며, “사람 마음을 읽으려는 관심과 이해가 인문학의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회색 수트에 노 넥타이 차림의 정 부회장은 제스추어 등을 통해 중요한 점을 강조하며 목소리를 높였고 얼마 전 구입했다는 삼성 갤럭시S5를 들어보이기도 했다.
강연 시작 전에는 "그래도 회사 내에서는 지루하고 재미없어도 잘 들어주는 편인데 여기 분들은 그렇지 않다"며 "정용진이 강연하는데 참 재미없다, 심심하다고 카톡이나 페이스북에 올리실 수 있어 부담스럽다"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정지영 아나운서가 "연예인이 등장힐 때 처럼 순식간에 후레쉬가 터져 놀랐다"며 "실시간 검색어로 정 부회장이 올라오지 않길 바란다"고 하자 정 부회장은 "제가 다 모니터 한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강연 중간에는 고은 시인의 '그 꽃'과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알' 등 시 두 편을 직접 낭송하기도 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이후에는 시 읽는 거는 처음"이라며 "회사에서 연습했는데 닭살이 돋더라"며 "잘 감안해서 읽겠다"고 했다.
또한 "나는 인문학자가 아니"라며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지도 않았다, 놀았다"고 솔직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