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미국 대사관의 고위 간부가 일본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한일간의 문제를 뛰어넘는 도덕과 인권의 문제라며 일본 정부가 적극적인 해결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나 웰튼 주일 미국 대사관 정무담당 공사참사관은 9일 '무라야마담화 계승발전모임(이하 무라야마 모임)' 회원들과 도쿄의 미국대사관에서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고 모임의 공동대표인 아사노 겐이치(淺野健一) 도시샤(同志社)대학 교수가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웰튼 공사참사관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일본과 한국 사이의 문제일 뿐 아니라 전시하의 여성에 대한 폭력의 문제"라며 "일본이 이것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국제사회에 대해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고 아사노 교수는 전했다.
아사노 교수에 따르면, 웰튼 공사참사관은 또 일본군이 인도네시아에서 네덜란드 여성을 군위안부로 삼은 사실을 학생 때 배웠다고 소개하고, "일본이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법적 문제일 뿐 아니라 도덕, 인권의 문제인 만큼 법적·외교적 문제만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웰튼 공사참사관은 또 1998년 김대중 당시 한국 대통령이 일본 국회에서 행한 연설 내용을 거론하면서 일본이 법적 책임뿐 아니라 도덕적 책임에 대해서도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웰튼 공사참사관은 '전쟁 미화' 논란을 일으켜온 야스쿠니(靖國) 신사 경내의 전쟁박물관 유슈칸(遊就館)에 대해 "좁은 시야"에서 역사를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고, 야스쿠니 신사와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는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무라야마 모임 관계자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