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계모의 학대에 지속적으로 시달리다가 작년 8월 숨진 경북 칠곡의 A(당시 8세·초교 2년) 양은 친아버지로부터도 갖은 폭력을 당하는 등 안전사각지대에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친아버지(38)씨는 주로 남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집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막내딸 A양에게 폭력을 행사했다. 또 아픈 딸을 제때 치료받게 하지 않아 장애를 앓게 하는 등 보호·치료에도 소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연합뉴스가 10일 단독 입수한 공소장을 보면 친아버지의 아동학대 범죄는 모두 12건이다.
이 중 8건은 단독 범행이고 4건은 재혼한 임모(36·여)씨와 함께 저지른 것이다.
아버지는 2012년 말부터 막내딸이 숨지기 직전까지 8개월 가량 온갖 신체·정신적 학대를 가한 것으로 낱낱이 드러났다.
이 기간에 A 양이 "친구한테 1천원을 뺏겼다"는 거짓말을 하고 숙제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손과 발로 등, 배, 머리, 발바닥 등을 마구 때렸다.
톱밥을 압축시킨 나무, 우산, 탁상용 달력 등을 체벌에 사용하기도 했다.
게다가 2013년 1월엔 언니(12)가 A 양의 왼팔을 심하게 꺾어 골절을 입었음에도 15일 동안 한번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는 등 제대로 된 치료를 못받게 했다. 이 때문에 A 양은 왼팔을 다 펼 수 없는 장애를 앓았었다.
특히 사건발생 당일인 작년 8월 14일 A 양이 배 등을 손과 발로 10여차례 폭행 당해 이틀 가량 구토 등의 증상을 보였음에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고, A 양은 결국 숨졌다.
아버지의 학대는 비단 A 양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
언니 역시 엄마와 다투거나 "친엄마에게 간다"는 말을 했다는 등의 이유로 머리, 얼굴, 엉덩이, 허벅지 등을 수차례 맞았다.
아버지는 또 부부싸움 중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으면 고아원 등 시설에 보내버린다고 협박하는 등 정신적 학대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외에도 공소장에는 임씨와의 공범 내용이 적혀 있다.
2012년 12월 23일 A 양이 라면 냄비를 들고 이동하다가 넘어져 등 부위에 화상을 입었는데도 A 양이 자기 언니가 그런 것이라고 거짓말한다며 이들 부부는 병원 치료도 없이 A 양을 내버려뒀다.
특히 계모 임씨는 2012년 10월 23일 집에서 A 양 언니가 "엄마가 싫다. 엄마가 하는 말을 이해 못 한다. 죽겠다"며 양손으로 자신의 목을 조르는 행위를 하자 "그렇게 해서 죽냐, 내가 죽여줄까"라며 오른손으로 A 양 언니의 얼굴을 2회 때린 것으로 돼 있다.
A 양은 상습 학대를 겪어오다 결국 지난해 8월 14일 있었던 폭행으로 이틀 뒤 구급차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곧바로 외상성 복막염으로 숨졌다.
검찰은 최근 결심공판에서 아버지에 대해 아동복지법위반 혐의로 징역 7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