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동부지역에서 무장 시위를 벌인 분리주의 세력에 대해 13일(현지시간) ‘최후통첩’을 보낸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긴급회의를 열어 우크라이나 사태를 논의했다.
러시아의 요청으로 소집된 안보리에서는 분리주의 시위대와 우크라이나 진압부대 간에 빚어진 유혈사태의 배후를 놓고 서방과 러시아가 팽팽히 대립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서맨사 파워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러시아가 분리주의 세력을 선동하고 있다”며 “이번 정정불안은 러시아가 각본을 쓰고 연출했다”고 말했다. 파워 대사는 앞서 미국 ABC 방송에서도 “무장 세력이 6∼7개 도시에서 정확하게 같은 행동을 했다. 이는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명백한 징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우크라이나가 급진적 신(新)나치 세력을 활용해 동부 지역의 불안정을 부추기고 있다”며 “내전을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은 오로지 서방 측에 달렸다”고 반박했다.
또한 우크라이나가 시위대에 대해 무력 진압에 나서면 17일로 예정된 러시아-미국-유럽연합(EU)-우크라이나간 4자 협상에 참가하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앞서 이날 우크라이나 보안부대가 동부 도네츠크주 슬라뱐스크 등에서 관공서를 점거한 분리주의 무장 세력을 진압하면서 양측 모두 사상자가 발생했으며, 러시아는 이 문제를 유엔 안보리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논의에 긴급 회부했다.
OSCE도 이날 시위 사태를 객관적으로 조사하기 위해 슬라뱐스크로 대표단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대통령 권한대행은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분리주의 시위대는 14일 아침까지 무기를 버리고 점거한 건물에서 떠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는 “분리주의 시위대 진압을 위해 군대를 동원한 대규모 테러대응작전(진압작전)을 벌이기로 결정했다”며 “무기를 반납하고 점거 중인 관청에서 철수하는 시위 참가자들에게는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투르치노프는 이와 함께 중앙정부가 각 지역의 자치권 확대와 지역 주민들에 의한 자치 정부 구성 문제 등을 검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