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군비 지출 규모가 2년 연속 감소한 가운데, 3대 군비 지출국 중 미국은 지출을 줄였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지출을 늘렸다.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전 세계 172개국의 군비 지출 총액은 약 1조7천470억 달러(1천807조8천600억원)로 전년도보다 1.9% 줄었다.
미국은 2012년에 이어 1위를 유지했으나 지출 규모는 6천400억 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7.8% 줄었다. 이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등지에서의 해외군사 작전 비용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위 지출국인 중국은 1천880억 달러로 7.4%, 3위 지출국인 러시아는 878억 달러로 4.8%가 각각 늘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비 비율은 러시아가 4.1%로 미국(3.8%)을 처음으로 추월했고, 중국은 2.0%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군비 지출은 14% 늘어난 670억 달러로 7위에서 4위로 뛰어올랐으며, 이어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인도, 한국 등의 순으로 10위 안에 들었다.
우리나라의 지출 규모는 330억 달러로 12위에서 10위로 2단계 상승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군비 비율은 2.8%였다.
SIPRI는 2∼10위 국가의 군비 총액을 모두 합한 것과 맞먹는 규모의 미국을 제외하면 전세계 군비 지출은 전년도보다 1.8% 증가한 셈이라고 밝혔다.
지역별로 북미와 서유럽, 중부유럽 등 서방 국가는 군비 지출을 줄인 반면, 아프리카, 아시아, 동유럽, 중동, 남미 등은 지출을 늘렸다.
아시아 전체 지출액은 중국의 군비 지출 증가로 인해 3.6% 증가했다. 중국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도 군비 지출이 늘었다.
아프리카는 8.3% 늘어 가장 큰 증가 폭을 보였고, 중동은 4%, 남미는 2% 증가했다.
유럽의 경우 동유럽은 5.3% 증가했지만, 서유럽과 중부유럽은 2.4% 감소했다.
동유럽 국가 중 러시아와 갈등을 빚는 우크라이나는 군비를 16%나 늘렸다.
2004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사이 군비 지출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국가는 중국과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 23개국이었다.
이들 국가는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 석유 및 가스 수출을 통한 수익이 많은 나라, 심각한 무력 분쟁을 겪는 나라 등 3가지 특징 중 하나 이상의 특징을 갖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