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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혈병 피해단체 "삼성 대화 상대는 우리인데.."

사건/사고

    백혈병 피해단체 "삼성 대화 상대는 우리인데.."

    단 한번도 사과하거나 공식적 보상 얘기안해

     


    - 삼성 측, 7년 내내 책임없다는 입장만
    - 피해자 총 193명 중 73명은 이미 사망
    - 요구안 전달했지만 아무런 반응 없어
    - 사과와 보상하고 재발방지 대책세워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4월 15일 (화)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임자운 (반올림 상근변호사)


    ◇ 정관용>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노동자들의 집단적인 백혈병 등등의 발병, 그리고 산재인정, 또 보상을 둘러싼 참 오래된 논란.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을 통해 큰 관심을 모았었죠. 삼성전자 측이 조만간 경영진에 공식 입장을 내놓겠다 해서 앞으로 좀 귀추가 주목되는데.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 ‘반올림’이라고 보통 부르죠. 여기 상근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임자운 변호사를 연결해 보겠습니다. 임 변호사, 안녕하세요.

    ◆ 임자운>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처음 불거진 지 벌써 한 7년, 이렇게 됐죠? 그 사이에 삼성 측은 계속 어떤 입장을 밝혀왔습니까?

    ◆ 임자운> 이 문제에 대한 공식 입장은 일단 노동자들의 백혈병 등과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의 작업 환경은 관련이 없다. 회사는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 정관용> 지속적으로 그런 입장을 취해 왔죠?

    ◆ 임자운>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지금 백혈병으로 걸려서 돌아가신 분도 있고, 지금 투병 중인 분도 있고. 보통 몇 명 정도 피해자가 확인되고 있습니까?

    ◆ 임자운> 반올림에 제보된 분만 말씀을 드리면 반도체 LCD공장 피해자가 총136명이고요. 기타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 계열사까지 합치면 피해자 수가 총 193명입니다.

    ◇ 정관용> 그 가운데 이미 돌아가신 분이 몇 분이죠?

    ◆ 임자운> 이미 돌아가신 분은 그 중에서 73명 정도가 사망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73명이나. 그리고 개별적으로 노동자분들이 다 산재 인정을 위해서 소송도 하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그걸 통해서 산재로 인정된 케이스는 지금 몇 케이스입니까?

    ◆ 임자운> 산재 인정, 그러니까 근로복지공단이 산재 인정을 한 건 세 분이고요. 근로복지공단은 불승인하였는데 법원에서 산재 승인이 맞다라고 판결한 분이 세 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판결은 근로복지공단의 항소로 아직 확정이 안 된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근로복지공단에서 인정한 건 딱 세 건이고, 나머지는 다 소송 중이고, 그렇게 정리하면 되겠군요.

    ◆ 임자운> 맞습니다.

    ◇ 정관용> 삼성 측은 근로복지공단이 인정한 세 건에 대해서도 자기네 회사와는 관계없다고 해 왔습니까? 아니면 그건 그냥 인정을 했습니까?

    ◆ 임자운> 그러니까 승인 자체는 받아들인다는 입장을 보였던 것으로 아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그 승인 자체가 올바른 것은 아니다. 여전히 안전관리에는 문제가 없다, 이런 입장을 취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근로복지공단의 승인에 반발해서 소송을 제기하거나 그러지는 않았었어요?

    ◆ 임자운> 승인에 반발한 소송은 없었습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러면 어쨌든 삼성도 그 세 건은 일단 받아들인 셈이네요. 하지만 작업 환경과는 관련 없다, 이런 식이고?

    ◆ 임자운> 네.

    ◇ 정관용> 이처럼 지금 쭉 정리해 주신 것처럼 줄곧 불인정 또 무대응, 이렇게 하던 삼성이 입장을 내겠다라고 바꿨는데. 그렇게 입장을 내겠다고 바꾼, 무슨 계기가 있나요?

    ◆ 임자운> 일단은 삼성이 계속 무시, 책임, 회피로만 일관을 할 수는 없는 사회적 여론이 형성이 됐다고 봅니다. 가족들이 지난 7년간 싸워오면서 그 사이에 앞서 말씀드린 바대로 세 분 인정, 세 분 산재 인정 판결, 이런 성과도 있었고. 최근 ‘또 하나의 약속’, ‘탐욕의 제국’ 이런 영화도 만들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사회적 분위기가 있었다고 봅니다.

    ◇ 정관용> 여론과 분위기에 이제 밀렸다, 삼성 측이?

    ◆ 임자운> 그리고 이제 심상정 의원실에서 최근에 제안서를 보내고 결의를 준비하면서 느낀 압박도 일부 작용했을 거라고 봅니다.

    ◇ 정관용> 심상정 의원실의 제안서는 어떤 내용이었죠?

    ◆ 임자운> 일단 사과, 보상, 그리고 안전 진단, 이런 부분도 포함됐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사과하고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해라. 그다음에 피해자들한테 보상해라. 그리고 공장 작업환경에 대한 안전진단 같은 것을 받아라, 이런 거였죠?

    ◆ 임자운> 맞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또 하나가 왜 제3의 중재기구를 통한 보상, 이건 무슨 내용입니까?

    ◆ 임자운> 그 내용이 보상안의 마련을 제3의 중재기구를 통해서 하는 것을 제안을 하였는데. 사실 그 부분은 반올림과 피해가족들이 합의한 내용은 아닙니다. 저희는 이미 반올림 측의 요구는 삼성에게 전달을 했고요, 공식적으로. 거기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과 협상을 통해서 해결방안을 찾을 것을 제안해 놓은 상황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심상정 의원실에서 제3의 중재기구에서 논의해서 보상 안을 마련해 보자라고 했지만, 지금 피해가족이나 반올림은 우리랑 직접 협상해서 우리 요구사항에 대한 답을 내면 된다, 이런 거군요?

    ◆ 임자운> 네, 맞습니다.

    ◇ 정관용> 어쨌든 심상정 의원실에서 그런 제안서를 보낼 뿐만 아니라 아까 국회 결의를 추진한다고 그러셨죠?

    ◆ 임자운> 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이건 삼성반도체, 암 발병 관련된 무슨 여야 합동의 결의, 이런 걸 지금 추진하고 있는 겁니까?

    ◆ 임자운> 자세한 내용은 저희도 의원실을 통해서 전달을 받았기 때문에. 향후 구체적인 내용은 잘 모르지만, 일단 그런 정도로 전달은 받았습니다.

    ◇ 정관용> 지금까지 흘러온 상황들을 쭉 정리를 했는데. 그러면 삼성이 입장을 표명을 조만간에 하겠다. 어떤 내용일 걸로 기대하십니까? 예상하십니까?

    ◆ 임자운> 일단은 여전히 직업병과 업무환경의 관련성에 대해서 인정하지 않았고. 단 한 번도 가족들한테 사과를 하거나 공식적인 보상에 대해서 얘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서 이미 진행 중인 교섭에서 삼성이 보인 태도도 진정성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이 과정에서 갑자기 나온 입장 발표이기 때문에 어떤 사과나 보상이 있다 하더라도 피해가족들이 요구하고 있는 그 취지에 맞는 그러한 내용이 나올 수 있을는지 우려가 좀 됩니다.

    ◇ 정관용> 반올림 측하고 삼성 측하고는 대화나 교섭을 몇 차례 한 바가 있죠?

    ◆ 임자운> 첫 본 교섭, 처음 한 번 있었습니다.

    ◇ 정관용> 딱 한 번이요? 그게 언제였습니까?

    ◆ 임자운> 그게 작년 12월에 있었습니다.

    ◇ 정관용> 지난해 말이군요. 본 교섭 1회 이후에 왜 진척이 안 되고 있죠?

    ◆ 임자운> 교섭주체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입장차 때문인데요. 삼성은 첫 교섭에서부터 발병자나 가족이 아닌 사람들, 예컨대 저와 같은 반올림 활동가들을 말하는 건데. 발병자가 아닌 사람들을 발병자의 위임장을 가지고 와라. 피해자라는 표현에도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현장에 있는 피해가족들을 발병자라고 한 건데요. 어쨌든 반올림을 교섭주체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이에 반해 피해가족들은 지난 7년간 반올림이라는 이름으로 싸워왔으니, 이번 교섭도 반올림이라는 이름으로 하겠다. 그리고 반올림 측의 교섭단 구성에 대해서 그렇게 일방적으로 요구할 권한이 없다라는 주장을 하는 것인데. 삼성은 아직까지도 그 부분에서 기존의 입장을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 자리에서 어쨌든 반올림 측은 요구안을 전달하셨죠?

    ◆ 임자운> 네, 그랬습니다.

    ◇ 정관용> 그 요구안의 내용을 좀 정리해 주시면?

    ◆ 임자운> 일단 사과 보상 재발방지 대책인데요. 사과 부분은 안전관리 제대로 못한 점, 그다음에 노동자들 산재 신청 승인 방해한 점, 이 문제 해결 촉구한 피해가족들에게 무시 폭언, 형사고소 등으로 대응한 점 공개 사과하라. 이거고요. 그다음에 산재 신청을 한 분들 포함해서 그 공장에서 일하다가 직업병 피해를 보신 분들한테 그 피해에 대한 합당한 보상을 해라. 그리고 다시는 이런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현재 사업장의 안전복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고, 작업환경의 유해성에 대한 종합 진단을 독립된 기구로부터 받고, 상시적인 관리 기구도 설치하고. 이런 등등의 요구안을 냈습니다.

    ◇ 정관용> 그 요구안에 대한 뭐 어떤 입장이나 이런 건 듣지도 못하셨겠군요. 일단 교섭주체만 가지고 다투다 보니까.

    ◆ 임자운>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기다리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조만간 삼성 측에서 입장을 내겠다. 지금 반올림 측 요구는 ‘우리가 전달한 요구안에 대한 답을 내라’ 이거군요, 한마디로 말하면?

    ◆ 임자운>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답이 포함될 것 같지 않다? 그게 우려되세요?

    ◆ 임자운> 답변이... 저희 요구안에 대한 답변이 없을 수도 있을 것이고요. 그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요구안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없이 이번에 의원실이 제안한 내용에 대한 답변 정도, 이런 것도 예상이 되고. 사실 뭐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좀 어려운데. 기존의 태도가 변함이 없었기 때문에, 저희들이 바라는 바가 제대로 전달이 됐을까라는 우려가 큽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그 동안 완고한 입장을 취하던 삼성이 사회적 여론도 있지만 심상정 의원실의 제안서, 이런 게 영향을 받아서 어쨌든 조금 변화가 있다고 한다면, 혹시 반올림이나 또 피해자 가족들 입장에서도 이 중재안이라고 할 수 있는 이른바 제3의 중재기구. 이거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전향적으로 검토해 볼 생각은 없으세요?

    ◆ 임자운> 그러니까 그 내용에 대해서 반올림 가족 분들이 함께 모여 있는 이 반올림이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합의를 하지 않고, 논의를 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 정관용> 그건 말씀을 들었고.

    ◆ 임자운> 그거에 대해서 삼성이 제안을 할 수 있겠죠. 그걸 같이 만난 자리에서 성실한 교섭을 통해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데 그건 하나의 방안이고, 그냥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불과한 것이지. 지금 저희의 입장이 그것은 아닙니다.

    ◇ 정관용> 제3의 중재기구로 혹시 가더라도 그건 삼성과 반올림 측의 협상 속에서 나와야 한다, 이 말이군요.

    ◆ 임자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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