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오전 침몰 직전 여객선 '세월호'에 끝까지 남아 제자들과 승객의 목숨을 건진 단원고 교사와 학생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여객선 선장은 대피명령도 내리지 않은 채 배를 버리고 달아난 상황에서 이들의 영웅적인 '살신성인' 구조활동이 없었다면 더 큰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고 구조된 학생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사고 발생 하루만인 지난 17일 오전 9시 20분께 여객선 후미 쪽에서 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2학년 6반 담임 남윤철(35) 교사는 마지막까지 배에 남아있던 학생들을 구출하다 목숨을 잃었다.
남 교사는 선체가 급격히 기울어진 16일 오전 10시께 선실 비상구 근처에 있다가 제자들에게 구명조끼를 일일이 챙겨주고 끝까지 대피를 도왔다.
제자 안민수(17)군은 "물로 가득찬 방으로 선생님이 오셔서 우리를 대피시켰다"고 말했고, 같은반 구성민(17)군은 "탈출 직전까지 우리를 안심시키며 탈출을 도왔다"고 울먹였다.
영어를 가르쳤던 남 교사는 청주 출신으로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으며 아버지는 충북의 한 사립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교단에서 늘 만났던 아이들을 단 한 명이라도 더 배 밖으로 내보내기 위해 죽는 순간까지 자신을 불사르며 부활대축일을 사흘 앞두고 하늘나라로 떠난 셈이다.
2학년 5반 담임 이해봉(32) 교사와 인성생활부 고창석(40) 교사도 갑자기 배안으로 물이 차오르던 긴박한 상황에서 진정한 스승의 모습을 보였다.
학생들에 따르면 이 교사는 난간에 매달려 있던 제자들의 탈출을 돕다가 실종됐고 고 교사는 제자에게 구명조끼를 양보하고 탈출을 돕다가 정작 본인은 나오지 못했다.
학생들은 "선생님이 배에서 탈출하라고 목이 터져라고 소리를 지르시며 탈출을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살신성인의 참스승으로부터 교육받은 제자 역시 위기속에서도 남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