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지 닷새째인 20일 오후 여객선침몰사고 범정부대책본부가 마련된 진도군청에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왼쪽)과 유진룡 문화부 장관이 특별재난구역 선포 등을 논의하기 위한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6.25 당시 그 치열한 백마고지 전투 때도 낮잠을 자는 사람은 있었다고 한다.
아무리 어지럽고 힘든 상황에서도 뒷전에서 요령을 피우는 사람이 있음을 일컫는 말이다.
세월호 침몰사고로 전라남도도 각종 지원업무에 눈코뜰 새가 없다. 일주일이 지나면서 지원 업무에 나선 공무원들의 피로도도 가중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 고생을 하는 공무원은 파김치가 되는 반면 요령을 피우며 어느때 보다 여유로운 공무원도 있어, 인력 운용의 문제로 지적된다.
전남도는 여객선 침몰사고 수습 지원을 위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기획조정실장을 본부장을 맡고, 서기관들이 돌아가며 통제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안전행정국장은 사고 이후 일주일째 진도 현지에 머물며 지원업무를 총괄하고 있고, 보건여성복지국장은 팽목항 상황실에서 구조자와 인양된 시신 수습, 실종자 가족 보호 등을 지원하고 있다.
나머지 국장들은 고유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세월호 수습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A국장의 경우 해양과 관련된 업무 특히, 어선과 어업 지도선 등의 관리와 동원이
주요 업무인데도 진도 현장 상황실에 지난 일주일 동안 단 한두 차례만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8시부터 현장 지원을 한다고 업무일지에 기록한 23일에도 소속 국에 별다른 특이 업무가 없었는데도 오전 내내 사무실에서 시간을 보내다, 오후에야 진도에서 열린 어장피해 대책 회의에 참석했다.
일반 자연재해 관련 업무를 담당한 B국장의 경우는 23일 오전 동안 사무실에 있다가 오후에는 병원 검진을 이유로 휴가를 제출하고 광주로 간 것으로 확인됐다.
전라남도는 "국장급 간부 공무원들은 상황에 따라 자신이 할 일을 찾아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임할 것으로 판단해 별도의 지원근무 일자와 장소 등을 지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