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주재하는 김정은 제1비서(사진=노동신문)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 모습(사진=노동신문)
북한 김정은 제1비서가 주재하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조직문제가 취급됐다는 보도가 나옴에 따라 최룡해 총정치국장 등 일부 파워 엘리트들이 교체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7일 "김정은 제1비서 주재로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열고 인민군대를 당과 수령, 조국과 인민에게 끝없이 충직한 백두산혁명강군으로 더욱 강화발전시키는 데서 나서는 문제들이 토의됐다"며 "이 회의에서 '조직문제'(인사)가 취급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회의에서 김 제1비서가 "당 정치사업의 화력을 싸움준비 완성에 지향시켜 모든 부대, 구분대들이 당의 훈련제일주의 구호를 높이 들고 훈련을 생활화·습성화·체질화함으로써 전군에 훈련 열풍이 끓어번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7일 김 제1비서의 장거리 포사격 훈련 지도를 보도하면서 황병서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이름을 처음으로 리영길 총참모장과 장정남 인민무력부장보다 먼저 호명했다.
최룡해 총정치국장(사진=자료)
이에 대해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은 "황병서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이름을 총참모장과 인민무력부장보다 먼저 보명한 것은 황 제1부부장이 최룡해 대신 총정치국장직에 임용됐거나 총정치국장 대행을 맡게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최룡해 총정치국장이 올들어 당뇨병 증세가 악화돼 김 제1비서가 최 총정치국장에게 건강을 챙기도록 한 뒤 공개활동 참석이 현저하게 줄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황 제1부부장의 호명 순서 변화는 최 총정치국장의 숙청이 아니라 건강악화 때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만약 항일빨치산 혁명가 계에 속하는 최 총정치국장이 정치적으로 숙청됐다면 그것은 리영호 총참모장의 해임이나 장성택 숙청 이상의 엄청난 충격을 북한 내부에 줄 것"으로 예상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황병서의 호명 순서로 미뤄 새로운 직책을 맡았을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황병서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은 지난달 열린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상장에서 대장으로 승진했다.
최룡해는 인민군 창건 82주년을 맞아 보고대회와 김정은 제1비서가 참석한 사격훈련에도 참석하지 않는 등 일주일째 공개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올해 1~2월 기록영화에서도 최룡해는 김정은 제1비서를 수행하면서 다리를 심하게 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황병서가 총정치국장 직에 임명된 것이 맞다면 그는 당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최 총정치국장의 뒤를 이어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직에도 선출되었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 총정치국장의 해임이 확실하다면 2012년 4월 김정은 체제의 공식 출범 이후 2년 만에 군부의 3대 핵심 실세 직책인 총정치국장, 총참모장, 인민무력부장 직을 맡은 인물이 모두 바뀌게 된다.
황병서는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에서 오랫동안 군부를 정치적으로 지도해왔기 때문에 총정치국장 직을 수행하는 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동신문 지난 25일자에 따르면 리영길 총참모장과 장정남 인민무력부장이 지난 4월 8일의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보다 낮은 후보위원에 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평양시당 책임비서에 임명된 김수길 총정치국 조직부국장 후임에는 박영식 중장이 임명됐으며, 렴철성 총정치국 선전부국장 후임에는 김동화 중장이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