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스템 붕괴가 세월호 사고 원인
- 박근혜 정부 긴박함 긴장감 떨어져
- 시스템에 대한 이해 없이 인적 통치
- 갈등 잠재우면 사고 크게 터질 가능성
- 보수 정권, 업무 협력 조정 부서 없애
- 엄단, 처벌, 불용 단어로 움직이는 고위 공직자 100명밖에 안될것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4월 29일 (화) 오후 6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 정관용> 석 달 전에 이미 청와대 홈페이지에 연동된 국민권익위원회 신문고에 청해진해운의 이런 저런 문제점들을 지적한 글이 제보됐다. 제보가 접수되면 도대체 어떻게 처리가 되는지, 이런 중요한 내용이 제대로 처리가 안 된 이유는 뭘까, 한번 짚어봅니다.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을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 김창호> 네, 안녕하세요? 김창호입니다.
◇ 정관용> 노무현 정부 때 국정홍보처장 하셨죠?
◆ 김창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당시에 국정홍보처가 정책과 관련된 제안 또 언론의 비판, 이런 것들을 수렴하는, 민원 같은 것을 직접 처리하는 그런 역할을 담당했었죠?
◆ 김창호> 네, 그렇죠. 정책여론 수렴을 하고 또 보도된 비판 내용들을 점검하고. 또 사회적 현안을 사전에 점검해서 여론에 어떻게 하면 우리의 의사를 적극적으로 잘 전파하고 전달할 것인가, 이런 것들을 주로 다뤘던 그런 부서였죠.
◇ 정관용> 그러면 정책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제안 같은 것들도 받으셨을 거고.
◆ 김창호> 그렇죠.
◇ 정관용> 언론보도에서 정부의 어떤 점을 문제를 지적하고 그러면 그걸 접수해서 그다음에 처리 단계가 어떻게, 어떻게 갔습니까?
◆ 김창호> 그렇죠. 저희가 국정홍보처에서 해당 부처에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그것이 오보였을 경우에는 오보 대응을 하지만, 그 보도가 사실일 경우에는 후속 조치를 해당 부처에 요구를 해서 그 후속 조치의 결과를 저희가 홈페이지에 게시를 했죠. 그 사실을 다시 해당 기자에게도 ‘이렇게, 이렇게 조치를 취했습니다.’ 하고 연락을 해 드리고 했죠.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정관용> 그리고 또 제안이나 제보, 이런 것들은 어떻게 처리하셨나요?
◆ 김창호> 저희가 아무래도 국정홍보처가 되다 보니까 인터넷이나 그리고 방송이나 언론에 모두 등장하는 모든 현안들 요즘 현안들을 보도됨과 동시에 저희가 점검을 해서 정부 차원에서 대응할 수 있는 것들, 하나하나 이렇게 분류를 해서 각 부처에 통보를 하고. 그 후속 조치들을 점검을 해서 다시 확인하고 하는 작업들을 했던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이번 경우를 보면 국민권익위 신문고에 청해진해운의 이런 저런 문제를 제기한 고발이 있었습니다.
◆ 김창호> 네.
◇ 정관용> 그런데 주로 내용이 자기가 임금을 받지 못한 것, 체불임금 때문이었다. 그리고 본인이 고용노동부를 담당부처로 지정했다. 그래서 고용노동부가 담당하도록 했고 따라서 체불임금을 받도록 도와주는 식의 방식으로 처리했다. 이러면 문제가 없는 겁니까? 어떻게 보세요?
◆ 김창호> 일상적으로 보면 크게 문제가 없죠. 통상 청와대 민원실이나 아니면 국정홍보처나 아니면 고충처리위원회 그리고 예전에는 인권위원회가 활성화되어 있었기 때문에. 인권 관련된 문제들이 또 이렇게 접수되기도 했거든요. 이렇게 접수된 사안을 형식적 절차에 의해서 처리는 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지금 민원실에 이렇게 등록을 해서 민원실에 민원을 제기를 했고, 이것을 청와대에서 해당 부처로 이첩을 시키고 해당 부처는 큰 문제가 없다라고 바로 처리를 해 버리면 절차상에는 하자가 없는 것이죠. 그러나 문제는 이런 사안에 대해서 얼마만큼 민감하게 대응하느냐 하는 것이 차이가 나겠죠. 지금 청와대 민원실 여기에 민정수석실도 있고 시민사회수석실도 옛날에는 있었죠. 그리고 국정홍보처가 있었고. 국민고충처리위원회에서는 고질적인 민원 현안들. 우리가 보면 행정부처의 이기주의라든가 또 칸막이 때문에 해결되지 못한 그런 고질적인 문제들이 주로 접수가 많이 됐었죠. 인권위원회 같은 경우에는 인권침해 사항이라든가 또는 안전과 관련된 문제들도 많이 이렇게 접수가 됐고요. 특히 당시에는 국민고충처리위원회의 위원장 같은 분은 국무회의에 의무적으로 참석을 시켰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제들이 모두 이렇게 제기될 수 있도록 다양한 통로를 만들어 뒀었죠. 여기에 비하면 제가 느끼기에는 박근혜 정부는 이런 민원 현안에 대해서 다소 좀 느슨한 느낌이 있다. 다시 말씀을 드리면 정권 운영에 있어서 긴박함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 이렇게 제가 느끼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 느낌을 가지시는 근거는 어떤 겁니까?
◆ 김창호> 저는 이번 청해진해운과 관련해서 지금 이런 제보들이 좀 민감하게 반응되지 않은 이유. 다시 말해서 이런 사건들이 이렇게 벌어지게 된 데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두 번의 보수정권이 등장하면서 어떻게 보면 조금 정부 운영에 좀 해이함이 들어선 게 아니냐 하는 느낌을 저는 갖게 되고요. 특히 아시다시피 보수언론의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너무 쉽게 정부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 운영에 긴박함이나 긴장감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이런 느낌을 갖고 있고요. 두 번째는 좀 죄송한 얘기입니다마는, 박근혜 정부가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없습니다.
◇ 정관용> 시스템에 대한 이해?
◆ 김창호> 네. 이것은 박근혜 정부 이전에 이명박 정부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났습니다마는, 대부분 인적 통치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과제를 해결하고 하려는 경향들이 있거든요. 그러나 지금 인적통치를 통해서 한 사회가 돌아갈 정도로 한국 사회가 단순치 않습니다.
◇ 정관용> 시스템이 돌아가야 된다.
◆ 김창호> 네. 그런데 이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거죠. 다시 말씀드리면 박정희 정권 시기에는 인적통치가 부분적으로 가능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독재 권력을 행사했고, 국회의원도 3분의 2를 임명을 했고. 법관과 지자체 단체장을 직접 임명을 했었거든요. 이와 같은 철저한 1인 통치기구 하에서는 한 사람의 지시명령이 어느 정도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가 있었죠.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사회는 그 사회와 근본적으로 구별되는, 굉장히 다양한. 다기화 되고 다양한 사회가 되었거든요. 다시 말씀드리면 이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기본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가 없다고 저는 보는 것이죠. 그런데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서 주로 이 시스템과 관련된 부분들을 다 없애버렸거든요.
◇ 정관용> 왜 없앴을까요?
◆ 김창호> 예를 들어서 작은 정부에 기반을 해서.
◇ 정관용> 그렇죠.
◆ 김창호> 그래서 노무현 정부를 위원회 정부라고 비판을 했고. 그래서 업무를 협력,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부서들을 다 없애버렸습니다. 예를 들어서 NSC를 없앴고. 이미 많이 보도되지 않았습니까? 그다음에 국정홍보처를 없앴고. 국정홍보처도 어떻게 보면 내부의 소통 통로뿐만 아니라 국민과의 소통에 중요한 창구 역할을 하는 부서인데. 이런 부서를 없애버렸고요. 그다음에 예산처와 같은 경우. 이런 경우도 없애버렸고, 이런 부서들이 주로 내부 시스템을 조율하고 협력하는 그런 역할을 하는 부서들이었거든요. 이런 부서들을 다 없애버렸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보면 박근혜 정부 이전의 이명박 정부서부터 이어져오는 이 시스템의 붕괴, 이것이 지금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을 갖고 오게 된 긴 원인이 아니냐,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아까 쭉 설명해 주신 국민고충처리위원회 또 국정홍보처, 청와대 민원실, 민정수석실 이런 등등이 어떤 하나의 민원이라 하더라도, 어떤 하나의 제보라 하더라도 다각도로 체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가동됐다면. 이번에 이 전 청해진해운의 중간 관리급 관리자가 물론 자신의 체불 임금을 많이 호소했지만, 그 안에 있는 주목할 만한 내용들을 많이 담고 있는데. 그걸 어떻게든 적시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김창호> 네, 그렇죠. 그리고 그 내부에 내부고발자라든가 아니면 다양한 사회적 의견들이 노출될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어떻게 만드느냐, 이것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죠. 저희 노무현 정부 시기에도 여러 가지 갈등들이 분출이 됐습니다. 허나 그러한 갈등들이 미리 분출됨으로써 큰 대형 사고는 막을 수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갈등들이 분출되지 않고 잠재워 있는 순간에는 한 사회가 크게 사고가 터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진다는 겁니다. 그래서 사회에서 일어나는 논쟁과 갈등과 내부의 고발과 이런 갈등들을 우리가 무서워할 것이 아니라 이런 것이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겠죠.
◇ 정관용> 그나저나 총리실 산하의 국가안전처를 신설한다는 얘기가 오늘 대통령 입에서 처음 나왔는데, 건 어떻게 보세요?
◆ 김창호> 저는 글쎄... ‘글쎄요.’ 하고 대답을 드리고 싶네요. 이제 이것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쉬운 공무원적 방식의 대응이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무슨 부처 하나를 만든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았으면 또는 부처 하나가 없다고 이 문제가 해결 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는 거죠. 지금 그래서 대통령께서 자주 사용하시는 용어 중에 엄단, 처벌, 불용, 이런 것 같은 굉장히 엄격한 용어들을 많이 쓰시거든요. 그런데 이런 용어로 움직이는 고위공직자는 제가 볼 때는 100명밖에 안 됩니다.
◇ 정관용> 그래요.
◆ 김창호> 이 100명 밑에 있는, 수많은 공무원들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가에 대한 이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되거든요. 그래서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이 기구 하나를 만든다고 해서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면 너무 공무원적 방식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필요하면 기구가 또 만들어져야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이런 말씀이시로군요.
◆ 김창호> 그렇습니다.
◇ 정관용>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창호>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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